경인아라뱃길 교량 설계 때 인근 도로와 연계 안해 장기지구 주민들 “버스노선 바뀌면서 2㎞ 더 돌아가”
“멀쩡하게 길을 건너던 버스를 다리 개통 후 되레 2km 넘게 돌아가라고 하면 어떻게 합니까.”
인천 계양구 장기지구에 사는 이모씨(59·여)는 바로 경인아라뱃길 건너편인 귤현역을 버스를 타고 20여분 동안 다니고 있다.
당초 이곳은 경인아라뱃길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임시교량을 이용해 건너편 귤현역 방면으로 바로 76번, 30번, 82번 등 3개 버스노선들이 이어졌지만, 최근 다남교를 이용해 다시 계양역을 거쳐 귤현역으로 가는 노선으로 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다남교, 9일 귤현역방면으로 이어지는 귤현교가 임시 개통됐지만 정작 버스들은 이들 교량을 이용하지 못하고 다남교 하부 임시교량을 통해 계양역으로 통행하고 있다.
버스 이용객들은 기존 5분이면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를 20여분이 지나도록 통행해야 하고, 바로 앞 교량도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씨는 “수십억원을 들여 도로를 개설하면서 이런 기본적인 부분 하나도 고려하지 못하고 만들었다는 게 한심하다”며 “덕분에 지역 접근성은 더욱 나빠지기만 할 뿐”이라고 말했다.
당초 경인아라뱃길 각 교량 설계가 인근 도로와의 연계방안을 충분하게 감안하지 못한 채 조성됐기 때문이다.
귤현교는 장기지구에서 귤현교 진입이 양방향으로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교량 끝 부분에서 유턴하지 않는 이상 버스는 귤현교를 이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특히 이미 개통된 다남교도 계양역 방면으로 곡선으로 꺾여지는 부분에서 경사가 심해 버스를 비롯한 대형 차량들은 다남교 상부를 이용하지 못하고 하부 임시교량으로 통행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버스 노선을 조정하면서 버스들이 다닐 수 있도록 노선을 확보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며 “경인아라뱃길공사를 시행하고 있는 한국수자원공사와 협의, 다남교 버스 운행을 가능하게 하고 향후 지역 실정에 맞게 노선을 재조정하겠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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