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측 ‘땅값 비싸다’ 명분 부족… 진행 과정상 백지화 어려워”
이대측 희망 매입가 부족한 차액 시·도서 보전 약속
승인까지 거친 국책사업 내부 문제로 중도포기 안돼
학교측 내부 갈등·파주 주민들 법적대응 변수 될 듯
이대측 희망 매입가 부족한 차액 시·도서 보전 약속승인까지 거친 국책사업 내부 문제로 중도포기 안돼학교측 내부 갈등·파주 주민들 법적대응 변수 될 듯이화여자대학교(총장 김선욱)가 지난 2006년 10월부터 파주시 월롱면 영태리 반환미군기지인 캠프 에드워드에 추진해 오던 파주 캠퍼스 건립사업을 ‘땅값이 비싸다’는 이유로 5년만에 공식 포기했다.
하지만 이대 뜻처럼 파주캠퍼스가 완전히 백지화되기는 어렵다는 것이 그동안의 추진과정을 지켜본 대학교육을 연구해온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전문가들은 “우선 이대 파주캠퍼스의 조성사업은 현재 도내에서 추진 중인 타 대학들과 질적(이미 사업계획승인 등)으로 격이 다르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이대측이 ‘포기’ 무기로 전면에 내세우는 땅값이 비싸다고 하는 것도 경기도와 파주시가 차액보전을 약속해 줘 이유가 못 된다”고 못 박았다.
특히 이대가 ‘토지소유자가 아닌 지방자치단체의 의지만을 근거로 사업을 계속 추진하는 것은 어렵다’고 포기공문에 언급한 대목도 애초부터 지자체와 어깨동무하고 걸어 오던 길을 부정하는 것인 만큼 도덕성과 신뢰를 생명으로 여기는 이대의 존립근거마저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이대의 주장은 경기도, 파주시, 주민들을 납득하고 이해할 수 있는 명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특히 법적보호마저 완벽하지 않아 비록 공식발표는 했지만 완전포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며 “시간이 흐르면 수정안 역제의도 예상된다”고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그러면서 대학교육 전문가들은 다음의 4가지가 긍정적인 사업재개 시그널로 보고 있다.
■ 땅값 문제 포기, 이대 할말 없다
이대는 캠프 에드워드 땅값이 처음 292억원이었다가 지난해 감정평가때 652억원으로 2배 상승했고 국방부의 감정평가액도 1천750억원에 달하는 현격한 가격차이를 파주 캠퍼스 포기 근거로 내세웠다. 그러나 파주시는 “국방부를 설득해 당초 땅값을 1천750억원에서 1천114억원으로 646억원 낮췄고 이대가 제시한 매입희망가인 652억원과 차이가 나는 금액마저 경기도가 문서로 보전해 주겠다고 약속했는데 땅값 운운은 터무니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시는 “매각가의 부족한 차액만큼 공공기관이 R&D지원으로 부지매입비를 보존한다고 했고 지원방식은 ‘경기도과학기술진흥조례’를 근거로 경기도, 서울대간 차세대융합기술원 설치 및 운영협약체결 사례도 있어 학교조성 사업 중단 이유가 결코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 국책사업으로 사업계획승인까지 나 중도포기한 서강대, 국민대와는 다르다
전문가들은 “이대 파주캠퍼스 사업은 경기북부지역에서 수도권에 대학관련시설을 건립하는 것을 제한하는 수도권정비법을 허문 첫 국책사업으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특히 이대측의 파주 캠퍼스 포기 공문에서도 언급돼 있듯 이대 스스로 지난 2008년 사업시행 승인을 받았고 2년뒤인 2010년 8월에 또다시 사업변경 승인을 얻었다는 것은 이미 이대측이 법적인 행정절차를 밟아 캠퍼스조성 사업을 했기에 포기 공문 한장으로 끝낼 상황이 아니다. 이는 지난 2007년, 2008년에 파주 캠퍼스 설립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가 사업계획 승인없이 중도포기했던 서강대, 국민대 사례와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뜻한다.
■ 이대측 내부문제로 완전 백지화 쉽지 않다
이배용 전 총장(현 국가브랜드위원회위원장)이 파주 캠퍼스 건립을 위해 최근 2~3년까지 국내는 물론 3등석 비행기를 타고 해외 이화동문들에게 모금을 해 수백억원을 모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로 인해 이대 동문들은 파주캠퍼스에 강한 애착을 갖고 있다. 18만 총동문회는 파주 캠퍼스 포기 언론 인터뷰 이후 일주일이 넘도록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는 학교측에 상당한 실망감을 느꼈다. 18만 동문들의 움직임이 어떤 쪽으로 흐를지가 주목되는 이유이다. 이를 의식한 듯 이대측은 “모금한 성금은 모두 돌려 줄 것이다”고 말하고 있다.
전·현직 이대 집행부(총장, 이사회) 갈등해소도 넘어야할 산이다. 이배용 전 총장은 최근 이인재 파주시장과의 전화통화에서 “120여년이 넘은 명문사학의 명예를 걸고 파주 캠퍼스 건립조성 사업은 일관되게 추진돼야 한다”고 말해 현 집행부의 백지화 발표에 유감을 표명했다.
이와 관련, 조청식 파주 부시장은 “이대의 전·현직 집행부의 성향차이, 내부 알력 관계가 사업포기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전·현직 집행부의 갈등도 파주캠퍼스 완전 백지화를 어렵게 만드는 요소임을 보여 주고 있다.
■ 시민들, 이대측 고발도 큰 변수
이대유치시민추진위원회 서창배 위원장(57·파주 월롱면) 등 주민 1천여명은 지난 19일 서울 이대 정문앞에서 열린 이대 파주 캠퍼스 포기 철회촉구 상경집회에서 “김선욱 총장 취임 이후 모든 협상과 대화가 단절되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고 비난한 뒤 “5년간 학교부지로 행위제한에 재산권 행사 제한 등 정신적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서 위원장은 “파주주민들은 앞으로 부도덕한 이대에 대해 고발 등 강력히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법적 소송문제도 이대측이 파주캠퍼스를 포기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또다른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파주=김요섭기자 yoseopkim@ekgib.com
■ 이대 파주캠퍼스 건립 추진 주요 일지
- 2006. 10.11 경기도·파주시·이화여대, 파주에 캠퍼스건립위한 MOU(양해각서) 체결
- 2006. 10.25 파주시, 반환미군기지 캠프에드워드등 파주 월롱면 영태리 일원 972천㎡ 행위제한
- 2006. 12.10 파주시, 반환 미군기지 발전종합계획사업서 도에 제출
- 2007. 5. 7 파주시, 캠프에드워드 주변 이화 교육연구시설복합단지 고시
- 2007. 5.31 주한미군, 국방부에 캠프에드워드 반환 확정
- 2007. 12.28 파주시, 월롱면 일원 개발행위허가 제한고시(101만38㎡규모)
- 2008. 1.15 행전안전부, 캠프 에드워드에 이대캠퍼스 조성 건립 발전계획 확정
- 2008. 3.25 이대, 캠프 에드워드 일원 파주교육연구복합단지 신청
- 2008. 6.26 국유지, 사유지 토지보상계획 돌입
- 2008. 7.15 이대, 캠프 에드워드일원 파주교육연구복합단지 승인
- 2010. 5.31 이대,사유지토지주 수용반발로 캠퍼스규모 당초보다 1/3축소된 사업시행변경 신청 (85만㎡→29만9천㎡)
- 2010. 8.16 파주시, 이대가 요청한 사업시행 변경승인 최종 확정
- 2010. 10 ~ 12 이대, 국방부와 캠프 에드워드 토지매수 협의착수 및 실패
- 2011. 1.18 이대,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수용재결 신청 않고 경기도와 파주시에 사업추진 어렵다고 통보했다고 주장
- 2011. 4.19 경기도와 파주시, 이대 파주캠퍼스 조성관련 지원방안 제시
- 2011. 8.10 이대 총무처장, 언론인터뷰 통해 파주캠퍼스건립 백지화 밟고 있다고 첫 언급
- 2011. 8.19 이대, 파주캠퍼스건립포기 공식 발표
- 2011. 8.19 이대유치시민추진위원회(위원장 서청배)소속 주민 1천여명, 이대정문앞 상경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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