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명성황후기념사업회 문화사업단
조선의 개화와 근대화의 과정에서 일본과의 강제합병으로 인해 야기된 20세기 초반의 여러 가지 사건들은 여전히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올해도 역시 광복절 목전에서 독도문제가 불거졌으며, 일본과의 과거사를 둘러싼 갈등은 깊은 골을 메우지 못하고 반세기를 넘겼다.
이 중 최근 드라마와 뮤지컬 등 각종 문화상품으로 새롭게 조명된 명성황후를 기념하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힘을 보태는 사회적기업을 소개한다.
명성황후는 여주에서 태어났다.
바로 그 여주의 명성황후 생가를 관광지로 만들고 이곳에서 다양한 사업을 펼쳐나가는 사회적기업이 바로 ㈔명성황후기념사업회 문화사업단이다.
사업단은 명성황후에 대한 왜곡된 역사인식을 바르게 하면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지난 2008년 태동을 시작했다.
급격한 정세변화 속에서 명성황후가 이룩한 업적과 치른 희생에 대한 저평가와 검증되지 않은 사적인 사실들에 대한 왜곡을 바로잡고자 연구와 조사 및 홍보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민간 영역에서부터의 움직임이 일어난 것이다.
이렇게 설립된 기념사업회가 지역 일자리 창출을 위해 생가 내 민가마을에서 관광과 문화, 교육이 접목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사회적기업으로 발돋움한 것이다.
우선 관광서비스로는 생가를 방문한 관광객들에게 잔치국수와 열무국수, 해물파전, 도토리묵 무침, 감자전, 막걸리 등의 전통음식을 판매하거나 여주쌀, 도자기와 같은 지역 농특산물을 접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문화서비스 영역으로는 지역주민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다양한 체험들을 직접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천연비누만들기, 한지공예, 솟대만들기, 전통연, 도자기, 천연염색 등 우리만의 고유한 전통문화를 상품화한 일반체험 분야와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전통혼례체험, 굴렁쇠굴리기, 제기차기, 윷놀이, 투호, 고리던지기, 황후사진찍기 등 각종 무료체험도 제공한다.
특히 중국 여행사아 계약을 맺고 대만, 싱가폴 등 연간 1만명에 달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흡수, 이들에게 좋은 추억과 실질적인 한국만의 전통미를 전달하기 위해 제공되는 혼례체험은 인기가 높은 모델로 자리잡았다.
또 올해부터는 명성황후의 사저인 감고당에서 일반인들에게 실제 전통혼례를 주관하고 있는데, 복식과 상차림을 저렴한 비용에 준비해 주기도 한다.
다문화가정이나 만혼, 재혼 등을 포함해 전통에 관심이 있어 특색있는 결혼식을 치르고 싶은 사람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후원사업으로 명성황후 추모제에 1천500명 이상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학술세미나에 후원하고 있으며, 교육사업으로 세종대왕 리더십 스쿨 등을 진행하거나 도자기축제 등 각종 지역내 문화행사에도 참여해 명성황후를 기념하는 활동들을 펼쳐나간다.
26명의 근로자로 시작해 현재 16명의 근로자가 재직하며 5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힘차게 나아가고 있는 문화사업단은 앞으로 자체 일자리를 늘려나가면서 내년에는 30명 이상을 고용하고자 한다.
이렇게 고용된 직원 중 절반 이상이 취약계층과 고령자, 장애인 등이며 이들을 위한 수익 재투자와 근로자 복지증진에도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이달 중으로 주식회사 형태로 분리독립을 실시할 계획이다.
안동희 대표는 “TV 드라마나 뮤지컬 등으로 명성황후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데 도움을 받았다”며 “정부나 국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는 외교적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한 민간 차원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현기자 jhlee@ekgib.com
<안동희 대표 인터뷰>안동희>
“여주의 천연자원과 농업환경, 영릉, 신륵사, 명성황후 생가 등 각종 문화자원을 활용한 장기비전이 필요합니다.”
안동희 ㈔명성황후기념사업회 문화사업단 대표(49)는 지난 1995년부터 풀뿌리환경단체에서 환경 NGO 활동을 시작하며 각종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그는 지역 내 단체인 여주의제21에서 사무국장으로 활동할 정도로 왕성한 민간활동을 벌여온 인물로서 “연간 유료 관광객이 20만명에 달하는 만큼 문화인프라 활용과 예술인의 참여를 통한 발전을 이뤄나가겠다”고 말한다.
-외국인 관광객들로부터 인기가 많다는데.
▲우리의 전통혼례를 처음 접하는 외국인들이 최고라는 반응을 보이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 때 뿌듯함을 느낀다.
단체 관광객 중 1쌍에게 복식을 입혀 집례를 하는 전통혼례시연과 비빔밥, 떡볶이 등을 섞은 체험프로그램으로 우리 문화를 세계화하는데 힘을 보태고 있다는 자부심이 생길 정도다.
-사회환원 사업들을 소개한다면.
▲2009년부터 매년 10월 명성황후 추모제에 맞춰 점심을 제공하거나 잔치국수를 1천원에 판매하는 수익환원사업을 실시했다. 지역 내 어르신과 저소득층에게 아주 저렴하게 제공되고 있어 한달간 1만여명이 식사를 했으며 올해 초에도 2차 수익환원사업을 진행했다. 앞으로도 꾸준히 이익을 환원하는 작업을 지속하겠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비전이 있다면.
▲관광·유적지의 특성상 앉아서 사람을 기다려야 하는데, 외부 여건이 어려우면 이마저도 힘들어진다는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학생대상 사업으로 역사문화체험교육을 확대하고 외부에서 혼례사업을 더욱 많이 유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여기에 여주문화원, 여주대학 등 각 주체와 연결된 명성황후리더십스쿨 등 각종 프로그램도 예정하고 있다.
-지원기관들에 하고 싶은 말.
▲단순한 자금지원 등 기계적인 형태의 지원은 앞으로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법적인 부분은 많이 정비가 돼 있지만 민간기업의 후원과 참여의 길이 열리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업단이 제공하는 체험프로그램을 우선구매하는 방식이나 자립가능성이 있는 곳에 대한 충분한 지원이 필요하다.
/이지현기자 jh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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