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 한방상식 - 여름을 시원하게 보냈다면 이제는?

올해는 비가 많이 내려 습한데다가 덥기까지 하니 자연스레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가까이 하게 되고, 차가운 음료를 자주 들이키게 된다.

 

시원한 곳에서 시원한 것을 마시니 심신이 청량하기는 하지만 앞으로 다가올 가을이 조금 걱정이 된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다가오면 혹시나 ‘냉방병’으로 고생하지 않을까 싶어서다.

 

무기력, 식욕부진, 설사, 두통, 몸살(근육통), 식은땀 등의 증상을 보이는 냉방병은 우리가 더운 여름을 적당히 덥게 보내지 못해서 생기는 질환이며, 우리 몸이 가을이라는 계절의 변화에 다시금 맞춰 나가기 위한 노력의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

 

인간의 몸은 오랜 진화의 과정 중에 계절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왔다. 날이 더워지면 땀을 흘려 체온을 조절하고, 적절한 육체활동과 수분섭취를 통하여 신진대사를 더위에 맞춰 진행시킨다.

 

우리의 몸이 오감을 통하여 더위를 느끼고, 더운 계절에 적절한 몸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데, 정작 차가운 바람을 피부에 와 닿고, 냉수가 뱃속에 들이닥치는 상황이 되니 몸은 혼란스럽게 된다.

 

실내외 활동을 번갈아 하면서 시원한 실내 환경과 무더운 실외 환경에 반복해서 접하게 되면 매순간의 환경에 적응하느라 체력소모가 많아지게 되고, 자율신경이 피로해지게 되는데, 이 경우에는 주로 여름철에 곧장 냉방병의 증상이 나오게 된다.

 

실외활동이 별로 없어서 낮에는 사무실에서 하루 종일 에어컨에 노출되고, 밤에는 집에서 선선하게 지내며 차가운 음식을 즐겨하게 되면, 사계절에 순응하도록 짜여져 있는 인체의 적응력에 혼란이 초래되는데, 이 경우에는 계절이 변하여 선선해지는 가을철이 되었을 때 가을에 맞춰 몸을 변화시키지 못하게 되어 계절부적응 증상인 냉방병의 증상들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체력이 좋고, 정신적 육체적으로 과로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 증상이 미약하여 약간의 시간만 주어지면 쉽게 회복 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

 

우리 몸이 드러내는 여러 종류의 증상들은 당면한 어떤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우리 몸의 자구책인 경우가 많다.

 

냉방병의 경우에도 이와 같아서 증상에 생활습관을 맞춰 규칙적으로 실천해 나가면 원래의 리듬으로 복귀 할 수 있으니, 과로를 피하고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을 적게 먹으며 가볍게 땀을 내는 운동을 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면 된다.

 

하지만 세상사가 뜻한 대로 되지 못하여 증상이 심하게 지속된다면 한의약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은데, 한의약에는 오랜 경험에서 만들어져 검증되어온 좋은 치료법이 있다.

 

지나친 냉방이나 찬 음식을 피하고, 여름에 걸맞는 생활을 통하여 냉방병의 여러 증상들을 피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나, 그렇지 못하였을 경우에는 적절한 때에 적절한 한의약적인 도움을 구하는 것도 역시 현명한 사람이 취해야할 방법일 것이다.

 

031)422-0551

/정동수 의왕시한의사회장·홍익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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