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은행 대출’ 불가능… 높은 이자에도 지역 농협·새마을금고 등 찾아
금융위원회의 대출 규제 정책에 은행권들이 몸을 사리면서 대출수요가 2금융권으로 몰려들고 있다.
회사원 A씨(35)는 최근 주가 하락과 관련 증권투자 목적으로 대출을 하기 위해 시중 은행을 방문했다가 거절당했다. 은행 측이 주택 구입 목적이나 기타 긴급한 자금이라는 것을 증빙하지 못하면 대출이 불가하다고 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A씨는 다소 비싼 이율이지만 비교적 대출이 덜 까다로운 2금융권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B씨(52) 역시 부동산에 투자하기 위해 은행권에 대출을 문의 했으나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방침에 거절, 다소 높은 이자를 내고서라도 2금융권을 이용하기로 했다.
23일 한국은행 경기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 6월 농협,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기관 여신은 5월에 비해 3천400억원 증가한 51조891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들어 가계부채가 급속도로 증가하자 금융위가 은행권에 대해 대출규제 강화를 지시하면서 은행권이 대출 심사 기준을 엄격히 적용, 대출이 어려워진 서민들이 2금융권으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도내 농협·축협·수협 등 상호금융권의 여신 잔액은 4월 915억원에 이어 5월 2천450억원, 6월 2천243억원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전체 신용협동기구 여신잔액의 74% 가량인 38조194억원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5월과 6월 1천899억원과 1천855억원이 증가한 것에 비하면 20% 이상 대출이 급증한 것이다.
새마을금고도 4월 886억원 증가에 이어 5월 1천84억원, 6월 1천57억원 증가, 총 8조4천422억원의 여신잔액 규모를 보이고 있다. 7월 역시 전달과 마찬가지로 980억원의 신규 대출이 발생해 ‘대출 러시’를 보이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위에서 은행권이 일시적으로 중단했던 대출을 재개하라고 지시를 내렸지만 실제 은행들의 대출 심사요건은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다”며 “이는 가계대출을 줄이기 위한 정부의 은근한 압박과 은행들의 부실자산 축소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상기자 dharma@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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