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기름오염으로 범벅된 톨게이트 주유소

㈜한미석유 동수원톨게이트 주유소 리모델링 “시커먼 흙덩이서 역한 기름냄새”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수원시 이의동 ㈜한미석유 직영 주유소 지하에 상당량의 기름이 유출, 토양 및 지하수 오염을 유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업체 측은 리모델링 공사 이전 실시한 오염도 검사 결과 이상이 없었다고 밝히고 있지만 환경단체 등은 이미 유출된 기름으로 인해 주변의 토사나 지하수가 오염됐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25일 오후 1시께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수원시 이의동 ㈜한미석유의 동수원톨케이트주유소.

 

기자가 수원시, 수원환경운동센터 관계자 등과 함께 기름 탱크가 묻힐 지하실 바닥의 기초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지하 10여m 깊이의 공사현장으로 들어서자 역한 기름 냄새가 코를 찔렀다.

 

공사장 들어서자 토양오염 한눈에… 지하수도 불안

 

한미석유 “공사 전 오염도 이상무… 정밀검사 의뢰”

 

현장 주변에는 무지개 빛깔을 띤 미끌미끌한 지하수가 거품을 일으키며 흐르고 있어 지하수에 상당수의 기름이 흘러들었음을 짐작게 하고 있었다.

 

이후 구덩이의 벽 주변 곳곳에 새겨진 시커먼 색 기름띠를 삽으로 긁어내자 기름에 까맣게 찌든 흙과 자갈이 시큼한 기름내를 풍기며 모습을 드러냈다.

 

이영석 수원환경운동센터 사무국장은 “기름이 손에 묻어날 정도로 오염이 심각한데 어떻게 오염도 검사를 통과할 수 있었는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면서 “최근 비가 많이 왔는데 유출된 기름이 지하수에 흘러들지 않았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주유소 지하로 유출된 기름에 의한 토양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수원시는 한미석유 측에 정밀검사를 실시하도록 명령했다.

 

이에 따라 한미석유 측은 환경부가 지정한 업체에 정밀검사를 의뢰해야 하며 오염도가 기준치를 넘을 경우 해당 토양을 수거, 전문업체를 통해 폐기 처분해야 한다.

 

㈜한미석유 측 관계자는 “리모델링 공사 직전에 실시한 오염도 검사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와 공사를 진행한 것”이라며 “현재 기름 냄새가 많이 난다는 민원이 접수됨에 따라 이미 정밀검사를 의뢰한 상태며 당분간 공사를 중지하고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수기자 kiryang@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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