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날은 바다에 나가보라, 쓰디 쓴 절대 고독을 씹어 삼킬 수 있다면. 극심한 세파의 후유증을 치료할 강한 항생제는 황량한 바닷바람이다. 갯벌이 열리는 신비한 바다. 펜션과 카페와, 횟집이 섬을 포위했지만 철지나 붐비지 않고 다양하게 호객하는 삐끼들만 분주하다. 이럴 땐 먼 바다를 보며 사랑에 실패한 자(者)처럼 쓸쓸한 표정을 지어보이는 게 덜 민망하다. 매바위를 감싼 드넓은 갯벌은 바위와 자갈이 많아 굴이 빽빽이 매달렸다. 굴 따는 아낙에게 인사를 건네자, 돌아앉아 갓 딴 굴을 입에 넣어준다. 비릿한 맛이 입안을 가득 채울 때 ‘쏘주 한잔 생각나죠?’ 밝게 웃는 그녀의 삶이 기쁨으로 충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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