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구 등 1년도 안된 전용도로 뜯어놓고 또 ‘경인아라뱃길 연결’ 대규모 공사 추진 구체적 계획조차 없고… 사업비 확보 어려워
인천시의 자전거 도로 정책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최근 남동구 등에 설치된 자전거 도로 일부를 1년도 안 돼 뜯어내며 예산 낭비를 해놓고도, 또다시 경인아라뱃길과 연결하는 대규모 자전거도로 설치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시에 따르면 한국수자원공사는 경인아라뱃길에 방수로 공사와 경관도로 공사를 진행하며 인도와 나무로 분리된 폭 8m의 총 연장 36㎞(남북도로 각각 18㎞)의 자전거 도로를 설치 중이다.
이에 따라 시는 송영길 시장 지시사항으로 경인아라뱃길 자전거도로와 강화 해안도로 자전거도로(4개 구간 40㎞)를 연결하기 위한 10㎞의 자전거도로를 비롯해 경인아라뱃길과 중봉로~청라지구 및 귤현~부평지역 등 인천시내로 연결되는 자전거 도로를 설치할 계획이다.
자전거를 이용해 강화의 문화·역사탐방이 가능토록 하고, 인천에서 서울 여의도까지 자전거로 출퇴근할 수 있게 청라·부평~경인아라뱃길~서부간선수로~한강~여의도를 잇는 대규모 자전거도로 프로젝트다.
그러나 이를 두고 시가 정책의 일관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9년 141억원을 투입해 시내 4개 권역에 37.3㎞의 자전거를 급조해 만들어 이용객은 없는데도 교통체증만 유발해 대표적인 예산낭비 사례로 꼽히며 철거해 놓고, 또다시 경인아라뱃길과 연결해야 한다며 자전거도로 추진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자전거도로 계획 수립 전부터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충분한 사전 검토를 거쳐 신중하게 추진해야 예산만 낭비하는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높다.
게다가 경인아라뱃길은 오는 10월 준공을 앞둔 반면, 아직 시는 구체적인 자전거도로 설치 계획조차 만들지 못하는 등 뒷북을 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정부에 내년도 국비를 신청했으나 반영되지 않을 공산이 크다.
하지만 현재의 시 재정상황으로는 사업비 전액을 시비로 추진키에 큰 부담이어서, 상당기간 경인아라뱃길 자전거도로는 인천시내와 연결되지 못하는 ‘나 홀로 도로’가 될 수밖에 없다.
시 관계자는 “이번 자전거도로는 경인아라뱃길을 활용해 인천과 강화, 서울을 자전거 도로로 이어 지역 레저 및 관광 활성화를 이끌어 내자는 취지”라며 “과거의 우를 또 범하지 않도록 연말까지 구체적 코스 등을 계획하고, 국비확보에 애쓰겠다”고 말했다.
이민우기자 lmw@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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