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초대 구의원으로 활동하면서 ‘하면된다’는 일념과 긍정적인 마인드’로 당시 영종·용유 주민들의 관심사를 위해 뛰어다니던 기억이 난다. 그 후 제3대 중구농협 조합장을 시작으로 6대까지 금융기관의 리더로서 행정, 경영, 마케팅을 전공하는 등 여러 경험을 쌓고 지방자치단체장에 도전하게 되었다. 주변 분들은 농업인으로 뼈를 묻으라 했지만 평소 갖고 있는 철학으로 CDO(Chief Design Officer)가 되어 구민들의 행복한 중구를 디자인하고 싶었다.
취임 초 평소처럼 새벽운동을 하고 7시 30분에 출근, 현안을 살핀 후 구민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그런 일정이 직원들에게는 부담이었는지 공무원 노조에서 출근시간 조정 의견을 전해와 흔쾌히 응했다. 서로를 존중하고 소통하면서 편하고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 또한 구청장의 중요한 역할일 것이다.
미국의 시인 에머슨은 ‘나는 평생 단 하루도 노동을 해본 적이 없다. 일하는 자체가 기쁨이고 즐거움이었다’고 했고, 러시아의 작가 고리키는 ‘일이 즐거우면 인생은 낙원이지만, 일을 의무라고 생각하면 인생은 지옥이다’고 말했다. 이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로 일을 직업으로만 여기고 주민을 대하면 법적 지식에만 빠져 숲을 못 보는 형태가 되어 진정한 민본정책을 실현할 수 없다는 의미와도 상통한다.
최근 월미은하레일, 제3연륙교가 지역사회의 이슈가 되는 가운데 단체장으로서 남다른 고민을 하고 있다. 은하레일 사업은 월미도 주민과 상인들이 공사기간 내내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희망을 가졌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준공을 앞두고 안전성의 문제로 운행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전문가, 시민단체의 검증과정에 철거 또는 보강운행 의견이 분분했으나 현재 운행과 관련해 지역 정치권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지역 상권도 살려야 하고 관광객의 안전도 생각해야 하는 만큼 신중한 대처와 함께 시민과 중구의 입장에서 지혜로운 결정이 내려지기를 기대한다.
영종대교와 인천대교는 서구와 송도를 통해 영종도와 연결되어 있다. 여기에 청라 기점의 제3연륙교가 추진되고 있어 중구에서 영종을 가려면 모두 타 지자체를 거쳐야 한다. 영종대교, 인천대교는 각각 수도권과 경기 남부에서 접근이 쉬운 반면 우리 구와 연결된 교량이 없는 현실이 아쉬울 따름이다. 아무쪼록 구도심과 영종 주민들을 만족시키는 제3연륙교 건설계획은 물론 향후 인천 중장기발전계획에 월미도에서 영종 간 제4연륙교가 포함되기를 소망해 본다.
필자는 변함없이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만나 조언을 구하고 구민의 소리를 듣기 위해 많은 시간을 현장 속에서 보내고 있다. 구민들 곁에서 최선을 다하면 신뢰가 싹트고 인적자산이 형성됨으로써 행정을 추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물론 소통은 구민과의 엄중한 약속이기도 하지만 내 자신의 삶을 향한 개인적인 열정과 신념이 바탕이 되었다고 할 수도 있다. 또한 구민을 포함한 직원과의 소통은 개개인의 역량에 대한 구청장의 무한한 기대와 신뢰에 다름 아니다.
어디에서건 가장 우수한 자원은 사람이다. 자치단체의 역량 또한 사람이 그 중심이다. 마찬가지로 소통을 바탕으로 한 구정은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배려, 구민들의 건강증진과 생활 등을 세세히 살피게 된다. 대규모 사업 유치는 더할 수 없는 지자체의 숙원이지만 그 보다는 양방향의 소통을 통해 구민들이 편안하고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이 지자체의 최우선 과제일 것이다. 그러기에 필자는 소통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며 중구발전을 위해 구민, 구청장, 공무원 모두가 자신들의 역량을 맘껏 발휘하면서 힘을 모아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홍복 인천 중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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