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들이 방망이 든 사연은?

남양주 불암사 야구단 창단

 

‘스님들이 목탁 대신 방망이를 들었다. 그것도 벌건 대낮에 말이다.’

 

영화 속 이야기도, 어젯밤 뉴스 이야기도 아니다. 독실한 불자들이 야구를 통한 심신단련과 포교활동을 위해 ‘불암사 불일회’라는 사회인 야구단을 창단했다.

 

1일 오후 서울시 태릉 묵동 W웨딩홀에서는 이색적인 광경이 펼쳐졌다.

 

스님들을 비롯한 불자들이 사회인 야구단을 창단한 것.

 

일면스님과 최정기, 강병철씨 등이 의기투합해 창단을 계획한지 4년 만이다.

 

남양주시에 자리한 불암사의 일면스님과 법종스님, 프로야구 MBC 청룡(현 LG 트윈스)의 최정기, 강병철, 이광은, 유종겸 등 걸출한 프로야구 감독 출신들이 모두 모였다.

 

3루수를 맡게될 일면스님과 좌익수 주전 자리를 노리는 법종스님은 이들 명감독들의 조련을 받아 불방망이를 과시하겠다는 각오다.

 

이들 스님들은 아직 초보 수준이지만 수행 시간 틈틈히 캐치볼과 스윙연습으로 실력을 쌓아가면서 제2의 이대호를 꿈꾸고 있다.

 

강병철씨는 롯데 자이언츠 감독 시절 한국시리즈 우승을 2번이나 차지한 명장 출신이며, 이광은, 유종겸씨는 LG 트윈스 감독과 코치 출신이다.

 

불암사 불일회 야구단은 최정기 감독(56)이 20대부터 60대까지 총 33명의 선수들을 이끈다.

 

최 감독은 “앞으로 1~2년 간 기반을 잡은 뒤에는 전국의 불자들이 함께하는 사회인야구리그를 만들 계획”이라며 “아직은 일반 사회인야구팀들과 비교해 실력이 떨어지지만, 꾸준한 연습을 통해 재미있는 야구를 펼치는 팀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유창재·안영국기자 ang@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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