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빵집 급증, ‘제빵학원’까지 위협

‘프랜차이즈 빵집’ 골목 점령

5년새 도내 학원 40% 문닫아

파리바게트, 뜨레쥬르와 같은 기업형 프랜차이즈 빵집이 동네 상권을 장악하면서 제빵사를 육성하는 학원업계가 된서리를 맞고 있다.

 

4일 대한제과협회 경기지회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도내에서 영업중인 제과·제빵학원은 130여곳으로, 최근 5년새 50~60개 학원이 문을 닫으면서 학원수가 40%가량이나 감소했다. 문을 열고 있는 학원들도 수강생이 부족해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곳이 부지기수로, 덕분에 수강생을 유치하기 위한 학원들의 경쟁도 치열해졌다.

 

무료 국비지원 교육이 이뤄지면서 한 때 수강생이 넘쳐 빈자리조차 찾을 수 없었던 것에 비하면 우려할만한 수준의 추락이다.

 

이처럼 제과제빵학원이 외면받고 있는 것은 기업형 프랜차이즈 빵집이 사실상 동네 상권을 장악하면서 취업 및 창업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창업을 해도 영세 빵집은 유지조차 어렵고, 제빵기술자가 넘쳐나는 통에 갓 자격증을 딴 제빵기술자가 프랜차이즈 빵집에 취업하는 것 역시 불가능에 가까워 제빵 기술이 외면받고 있는 것이다.

 

제과제빵업계가 기업화돼 공장에서 찍어내는 빵이 시장을 장악한 뒤 드라마 속 ‘제빵왕 김탁구’와 같은 젊은 제빵인들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직업군인 출신인 안양의 김모씨(33)는 전역뒤 지난 2년간 제과학원에서 기술을 배워 관련 자격증까지 취득했지만, 가게문을 닫은 제빵사가 넘쳐나는 통에 프랜차이즈 빵집은 물론 동네 빵집에도 취업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되면서 문을 닫거나 폐업을 고려하는 학원도 늘고 있다.

 

부천에서 제빵학원을 운영하던 최모씨(54)도 얼마전 학원 문을 닫았다. 제빵기술을 배우려는 사람이 계속 줄면서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학원을 처분키로 한 것이다.

 

이관형 대한제과협회 도지회장은 “영세 빵집들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비해 홍보나 제휴 능력이 뒤쳐질 수 밖에 없다”며 “문을 닫는 영세 빵집이 늘면서 제과제빵업종에 대한 인기까지 시들해져 폐업하는 제빵학원도 점차 느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호진기자 hj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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