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엔진 시장에서 세계 일류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어야 한다. 최고의 기술력으로 세계인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기업이 되겠다.”
경기도 수원시 차세대융합기술원 자동차연구동에 위치한 ㈜테너지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자동차 엔진 개발 전문 용역 업체다.
㈜테너지의 최재권 대표(55)는 “우리나라 자동차 기업들 가운데 현대가 독보적인 이유는 독자적인 엔진을 개발해 내기 때문”이라며 “자동차 엔진은 아무나 만들 수 없다. 현대를 제외하고는 엔진을 개발해 낼 수 있는 기업이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에서 테너지 뿐”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최 대표는 ‘엔진을 만든다’라는 말의 의미는 단순히 엔진을 생산해 내는 것이 아니라 독자적으로 만든 엔진이 세계적인 기업들이 만들어낸 엔진과 경쟁할 수 있느냐를 뜻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테너지에서 탄생되는 자동차 엔진은 세계 어느 엔진과 비교해도 성능이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에서 나온 말이다.
■ 자동차 엔진은 기계공학의 꽃!!
충북 옥천 출신인 최 대표는 서울대 기계설계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소위 말하는 수재였다.
최 대표는 졸업과 함께 진로를 고민하던 중 현대자동차가 마북리 자동차 연구소를 설립해 독자적인 엔진 개발에 나선다는 이야기를 듣고 주저 없이 현대자동차에 지원하게 된다.
최 대표는 “당시 기계공학 전공 학생들이 가장 동경했던 부분이 자동차 엔진 개발이었다”며 “자동차 산업은 국가 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그러한 자동차의 심장이 바로 엔진이다. 엔진은 어느 한 가지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기계공학 분야의 모든 기술을 총 망라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때문에 자동차 엔진은 기계공학도들에게는 매력적인 분야이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최 대표는 현대자동차 마북리 연구소 설립 맴버로 합류해 17년 동안 엔진 개발에 몰두했다.
그 기간 동안 최 대표는 현대자동차 최초의 독자 엔진인 1991년 스쿠프에 장착된 알파엔진 개발에 중추적 역할을 맡았으며 엔진개발실장으로 재직하면서 독자 엔진개발에 많은 기여를 했다.
최 대표는 이러한 능력을 인정받아 2001년 독일계 엔진개발 용역업체인 FEV의 한국지사장을 맡게 됐으며 2008년 3월 회사로 부터 독립해 ㈜테너지를 설립, 본격적인 엔진개발 연구에 들어갔다.
테너지는 ‘테크놀로지 오브 에너지’의 약자이다.
최 대표는 “외국계 기업에서는 시장선도국가들만이 개발능력이 뛰어나다는 고정관념이 있어서 지사 차원에서는 최고의 연구 인력을 동원할 수 없었다”며 “이런 상황을 겪으면서 독자 엔진 개발에 대한 비전과 도전의식은 더욱 강해졌고 한국의 고급 연구인력들과 함께 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리라는 자신감도 생겨 테너지를 창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 기술력으로 쌓은 신뢰
지난해 ㈜테너지의 연간 매출액은 100억원을 넘어섰다.
설립 3년만에 중소기업이 매출 100억원을 넘어서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기술력과 누적된 신뢰를 바탕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엔지니어링 업계에서의 ㈜테너지의 이처럼 빠른 성장세는 놀라울 정도이다.
㈜테너지의 가파른 성장에는 뛰어난 기술력이 뒷받침 됐다. 테너지는 아시아권에서 비 자동차메이커 중 엔진 개발 능력을 보유한 유일한 업체다.
국내 A 자동차 기업이 출시하는 SUV에도 테너지가 개발한 엔진이 장착되며 현대, GM대우 등 국산차 메이커는 물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볼보, 도요타, 혼다 등 수입차 메이커의 차량 연비 해석 프로젝트도 수행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매출 역시 지난 2009년 4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100억원으로 뛰어올랐으며 올해에는 연간 매출액이 2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오는 8월에는 미국 디트로이트에 연구소를 설립, 하이브리드 관련 엔진 개발에도 뛰어들 준비를 마쳤다.
최 대표는 “제조업체와 비교해 볼 때 엔지니어링업체의 매출 100억원은 제조업체 매출 1천억원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세계시장에서 볼 때 아직 한국 업체는 엔진설계역량이 부족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어 설계프로젝트를 수주하는데 어려움이 있지만 기술력으로 극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동차 엔진 기술은 세계 초 일류 수준이 되지 않으면 경쟁이 되지 않는다. 독일 등 자동차 역사가 오래된 세계적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어느 한 부분이라도 부족한 것이 없는 완벽한 엔진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있어야 신뢰를 줄 수 있다”고 ㈜테너지의 성공비결을 밝혔다.
■ 친환경 엔진 시대, 엔진의 끝 없는 발전
최근 자동차 시장은 ‘친환경’이라는 큰 테마 속에서 발전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러나 최 대표는 이러한 자동차 시장의 변화에 대해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자동차 엔진의 개발 역사는 예전부터 친환경이라는 개념 속에서 발전해 왔다”며 “지금까지는 유해가스 배출을 줄이는데 집중해 왔다면 이제부터는 연비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특히 최 대표는 “친환경 자동차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전기자동차를 생각하는데 과연 전기자동차가 친환경적인가는 생각해 봐야할 문제이다. 전기를 만드는 것 역시 화석 연료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며 “화석연료를 전기 발전소에서 태우느냐 자동차 안에서 태우느냐의 문제인데 자동차에서 태우는 측면이 더 친환경적일 수 있다. 때문에 전기자동차 개발만큼 연비를 개선하는 기술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화석연료의 대안이 원자력인데, 원자력 에너지는 너무 많은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며 “㈜테너지는 향후 하이브리드 자동차 엔진 개발 및 연비개선 방안에 대해 집중적인 연구를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 최재권 대표 인터뷰
- 엔진 개발 산업을 전망하자면?
자동차 엔진 개발 산업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이다.
그 근거로 중국에서 많은 자동차 기업들이 설립되고 있지만 이들이 독자적인 엔진을 개발하기 위해선 엔진 전문 개발업체의 도움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또 전기자동차 엔진 등이 개발된다고 하더라도 대형 및 화물 자동차 엔진을 대신하기는 쉽지 않다.
자동차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큰 차를 선호하게 돼 있어 앞으로 엔진은 연비를 보다 효율적으로 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 설립 3년만에 빠른 성장을 했다. 어려움은 없었나?
㈜테너지에는 현재 70명 가량의 직원이 일을 하고 있다.
대부분 석사 이상의 인재들이다.
엔지니어링 분야에서는 인재확보가 가장 중요한데, 중소기업이다 보니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
훌륭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대기업 수준의 연봉과 쾌적한 근무환경 등을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직원들이 배울 것이 있는 회사, 내가 클 수 있는 회사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인재 확보라는 측면에서 볼 때 경기도에서 기업을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아무래도 우수한 인력은 수도권에 집중돼 있기 마련 아닌가.
중소기업이 서울에서 부지를 매입해 기업하기는 많이 어려운데 경기도는 인재 확보 뿐아니라 좋은 기업 환경을 제공해 주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 ㈜테너지의 향후 운영 계획에 대해 말해 달라.
㈜테너지는 세계 최고의 기업을 향해 달릴 것이다.
국내에서 현대 및 삼성 등 초 일류 기업들이 있듯이 ㈜테너지 역시 세계 초 일류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자동차 역사가 짧은 것, 아시아에 대한 선입견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이 있지만 이러한 고정 관념들은 차츰 바뀔 것이고 뛰어난 기술을 통해 극복해 나갈 것이다.
내 세대에서 안되면 내 아들 세대에는 바뀌지 않겠는가.
지금처럼 빠른 속도로 발전해 나간다면 꿈같은 소리는 아닐 것이다.
현재 ㈜테너지는 독일 FEV, 오스트리아 AVL, 영국 리카르도 등 세계적 엔진개발업체와 겨뤄도 뒤지지 않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아직 이들 기업보다 더 좋은 기업이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더 좋은 엔진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세계에서 인정받는 ㈜테너지를 만들겠다. 이호준기자 hojun@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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