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굴 유해 16년 만에 고양시로 귀환

고양 금정굴 사건 희생자 유해가 발굴된 지 16년만에 연구실을 벗어나 추모 공원에 임시 안치됐다.

 

고양지역 민간인학살 희생자 합동위령제전위원회는 유족 등이 참여한 가운데 지난 24일 일산동구청 앞에서 추모식을 열고 고양 금정굴 희생자 153명에 대한 유해 안치 행사를 가졌다고 25일 밝혔다.

 

고양 금정굴 사건은 지난 1950년 10월 9일부터 31일까지 고양·파주지역 주민이 북한군을 위해 부역을 했거나 부역자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경찰에 의해 집단 학살된 사건으로, 서울대 의대 연구실에 16년 동안 유해를 임시 보관해왔다.

 

유해는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정확한 감정이 이뤄지지 않아 화장하지 않은 상태로 한꺼번에 안치됐으며, 위령제 비용 1천100만원과 2년간 청아공원 안치비용 1천530만원, 서울대 보관비용 4천30만원은 시에서 지원됐다.

 

시는 금정굴 사건 희생자 유해를 2년간 청아공원에 안치한 뒤 평화공원 조성사업을 추진해 희생자들의 영구 안치 장소를 마련할 계획이다.

 

최성 시장은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으면서 희생당한 민간인 영혼들을 추모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한다”며 “금정굴 희생자들을 위해 조성될 평화공원은 추모와 진혼 공간을 넘어 화해와 상생을 상징하는 고양시의 랜드 마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007년 6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고양시가 추진하는 금정굴 평화공원 조성사업은 이념 갈등 속에 관련 조례 제정이 미뤄지면서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고양=유제원기자jwyoo54@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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