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생산-마케팅-판매-A/S까지 '현지화 전략' 완성 미국시장 연 100만대 시대 눈앞… 중ㆍ러ㆍ인도도 점령
현대기아차가 힘찬 나래로 비상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기아차는 전 세계에서 모두 575만대를 판매했다. 10년 전 현대기아차가 246만대를 판매했던 것과 비교하면 판매량이 두 배 넘게 늘었다.
주식 시장에서도 주도주로서 그 지위를 놓지 않아 올해 상반기 순이익 규모는 사상 처음으로 삼성그룹을 추월하기도 했다.
현대기아차의 눈부신 성장은 글로벌 경제악화, 내수시장 침체 등 대내외의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오히려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하며 글로벌 생산기지를 확대, 현지 전략형 모델들을 대거 투입한 것이 주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기아차 미국시장을 질주하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5월 미국시장에서 10만7천426대를 판매, 시장점유율 10.1%를 기록하며 월간 판매 10만대, 시장점유율 10% 시대를 열었다. 특히 5월 현대기아차는 쏘나타와 옵티마(국내명 K5)의 판매 증가로 인해 중형세단 시장에서 GM, 포드 등을 제치고 사상 최초로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지난 8월까지 판매 기준으로도 77만2천659대를 판매해 올해 미국시장에서 처음으로 연간 100만대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미국시장 신장세는 품질력을 기반으로 한 신차들을 앞세워 현지 전략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펼친 결과다.
현대기아차 정몽구 회장은 지난 1999년 미국시장에서 ‘10년 10만 마일 워런티’를 내세우며 품질향상에 앞장섰다.
또한 세련된 디자인으로 미국인들의 마음을 움직여 언론 및 평가기관으로부터 호평을 받으면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현대차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 30만대 규모의 완성차 공장을 세우며 미국시장에서 개발-생산-마케팅-판매-A/S 등 전 부문의 Made in USA를 실현하며 현지화 전략을 완성했다.
기아차도 지난해 2월 미국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시에 위치한 '기아차 조지아공장 준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현지 생산체제를 갖췄다.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하는 쏘렌토R의 판매 호조로 지난해 35만6천268대를 판매한 기아차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기아차 만리장성을 넘다
현대기아차 중국시장 진출도 비약적이다.
지난 2002년 중국에 진출한 현대차는 이후 급격한 판매 성장을 기록하며 지난해에 70만대 판매를 돌파, 현대차 역사상 단일 시장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1월 7만2천319대를 판매하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데 이어 지난 7월까지 41만5천489대를 판매해 전년동기 대비 10.3% 증가한 실적을 올렸다.
현대차가 중국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것은 철저한 현지 전략형 모델을 출시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중국차 모델 개발을 위한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소비자 의식조사, 성능 조사, 현지인의 디자인 품평 등의 과정을 거쳐 중국인의 기호와 감성 등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크고 화려함을 선호하는 중국시장의 트랜드를 반영했고 젊은층의 기호를 고려해 다이내믹하며 스포티하게 스타일을 강조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현대차는 중국시장에서 열풍을 일으켰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지난해 말 베이징 3공장 기공식을 열고 중국에서 100만대 완성차 생산체제를 갖추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기아차 또한 월 평균 1만여대가 판매되는 중국형 포르테에 지난해 하반기 선보인 스포티지R과 올해 초 선보인 K5를 앞세워 꾸준한 판매 증가를 보이고 있다.
■현대기아차 러시아를 녹이다
현대기아차의 러시아 시장 진출도 괄목상대할 만하다.
현대기아차의 러시아 진출 전략 모델인 쏠라리스는 지난 6월 월 판매 기준, 수입 브랜드 모델 사상 최대 판매대수 1만5천131대를 기록해 지난 2006년 12월 포드 포커스가 세운 1만280대 기록을 갈아 치우며 수입차 시장에서 1위를 기록했다.
올해 1월부터 현대차 러시아 공장에서 생산되기 시작해 공식적인 판매에 돌입한 쏠라리스는 지난 8월까지 5개월 연속 수입차 모델 1위를 차지했다.
또한 쏠라리스는 올해 초 러시아 자동차 전문지인 클락손사가 발표한 ‘골든 클락손 상’에서 소형차 부문 최우수상에 선정되며 러시아 국민차로 자리 잡았다.
현대차의 쏠라리스가 러시아 시장을 녹일 수 있었던 것은 러시아의 춥고 겨울이 긴 환경적 요인과 러시아 특유의 운전 문화를 반영한 사양을 대거 적용, 러시아 현지 맞춤형으로 제작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쏠라리스의 판매 호조로 현대차는 상반기 누계로는 전년 동기 대비 102% 증가한 6만7천213대를 판매했다.
■현대기아차 인도시장 점령
현대차는 인도시장에서도 꾸준한 판매성장세를 기록하며 마루티에 이어 2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인도시장에서 현대차 현지화 전략의 성공적 사례는 ‘쌍트로’다.
쌍트로의 기본 모델은 우리나라에서 단종된 ‘아토스’로 인도인들은 수직에 가까운 뒤 곡선을 선호하지 않아 차 뒷부분의 기울기를 낮추고 디자인도 현지인의 선호에 맞게 일부를 바꿨다. 또한 비포장 도로가 많아 차량 바닥에 손상이 많이 생긴다는 점을 발견, 차체 지상고를 높였다. 이와함께 하수 시설이 부족해 차가 물에 잠기기가 쉬워 엔진 아래 부분에 위치한 전자제어장치를 엔진 제어장치 위로 올리고 차량 바닥부분의 방수기능을 강화해 현지인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아울러 현지 전략 모델로 인도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i10은 올해 들어 8만9천764대를 판매했으며 i20도 지난 4월 8천68대를 판매해 역대 월별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5월 인도시장에 선보인 신형 베르나(국내명 엑센트)는 지난 6월 한 달 동안 4천102대를 판매해 혼다 시티, 폭스바겐 벤토 등 경쟁 차종들을 누르고 중형차 시장에서 1위에 올랐다.
윤승재기자 ysj@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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