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에 뜨고, 아이폰에 지다
애플株, 뉴욕증시 시간외 거래서 0.27% 하락
애플 창업주 스티브 잡스가 사망하면서 선장을 잃은 애플의 험난한 항해가 예고된다.
지난 2003년 췌장암 수술과 지난 2009년 간 이식 치료를 받은 스티브 잡스는 5일(현지시각) 결국 오랜 병마를 이겨내지 못하고 56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애플을 창설하고 아이폰과 아이패드, 애플 컴퓨터를 만든 ‘시대의 아이콘’인 스티브 잡스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미 새 선장을 선임해 둔 애플이지만 과연 잡스 없이 지금의 성공 가도를 이어갈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잡스의 뒤를 이어 애플 CEO에 오른 팀 쿡은 회사 운영에는 뛰어난 능력을 보여줬지만 잡스만큼의 리더십과 카리스마를 지니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이날 잡스의 타계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거래소에서 애플 주식의 선물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으며, 뉴욕증시 정규 장에서 1.54% 상승했던 애플의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0.27%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애플 주가는 잡스의 건강 악화설이 나돌면서 지난 2주 전부터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잡스 사망 전날 발표한 아이폰 4S의 반응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앞으로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애플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업체들의 도전을 받고 있다. 갤럭시 시리즈를 통해 애플의 강력한 경쟁업체로 급부상한 삼성과는 첨예한 특허 전쟁을 벌이고 있다.
또 아마존은 최근 ‘킨들파이어’라는 태블릿PC를 출시해 아이패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전문가들은 “경쟁업체들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잡스 생전에 준비했던 애플의 새로운 무기들이 앞으로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면 애플의 미래는 밝지 않다”고 설명했다.
최원재기자 chwj74@ekgib.com
삼성SDI·삼성전기 각각 14%이상 상승 ‘희비’
스티브 잡스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세계 1위 스마트폰 업체인 애플의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주가가 상승해 눈길을 끌었다.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54% 오른 88만5천원을 기록했다. 삼성SDI와 삼성전기도 각각 14.76%, 14.57%씩 상승했다. 잡스의 사망으로 애플이 타격을 입을 것이고 이로 인해 삼성에 상대적으로 힘이 실릴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시장에 반영된 것이다.
삼성협력업체의 주가도 동반성장해 삼성전자 갤럭시 S2 전면 카메라모듈을 독점공급하고 있는 파트론은 전날보다 11% 넘는 상승세를 보였으며 터치스크린 패널 1차 업체 가운데 가장 많은 모델을 삼성전자로부터 수주받는 에스맥도 7% 가까이 올랐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호재에 미소를 감추지 못하면서도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곧바로 잡스의 사망에 대해 공식적으로 조의를 표했다.
최 부회장은 “평소 존경했던 잡스의 별세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고인은 세계 IT산업에 비전을 제시하고 혁신을 이끈 천재적 기업가였으며 그의 창조적 정신과 뛰어난 업적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애플의 ‘아이폰4S’를 상대로 한 삼성의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은 예정대로 진행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기술표준 특허 침해혐의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애플은 삼성의 반도체, LCD기판 등의 가장 큰 고객이기도 해 무조건 경쟁적, 적대적 관계로 볼 수는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잡스는 이미 CEO 자리에서 물러났고 잡스의 사망을 특허전과 연결시키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에 소송에 큰영향은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예리기자 yell@ekgib.com
사진=김시범기자 sbk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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