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 나가면 계급장 떼고 모두가 똑같은 선수로 질주…

경기도청 축구동호회

행안부 장관배 전국 시·도 친선축구대회 3연패 ‘무서운 아마추어’

“운동장에서는 직급이 필요 없죠, 회원 모두가 축구를 통해 끈끈한 우애를 나누는 형제입니다.”

 

지난 1967년 경기도청 수원 이전과 함께 탄생,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경기도청 축구동호회(회장 김한섭 총무과장).

 

65명의 회원들은 일주일에 한번씩 도청 운동장이나 수원월드컵경기장 등에서 자신만의 갈고 닦은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31살 막내 회원부터 55세 최고령 회원까지 나이와 직급을 불문하고 이들의 축구사랑은 유별나다.

 

명절 때도 수원에 사는 회원들은 차례만 지내면 바로 공을 차러 나오고, 장맛비가 쏟아질 때도 포기하지 않고, 운동장과 제일 가까운 제3별관 지붕 밑에서 빗줄기가 가늘어지기만을 기다릴 정도다.

 

참석자가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미니게임이라도 해야 직성이 풀린다는 이들은 ‘축구사랑’을 통해 외부와도 활발한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각 지역 조기축구회와의 경기는 물론이고 행정안전부, 경찰청, 도의원들을 비롯, 타 시·도 및 도내 시·군 각종 기관들과 유대관계를 맺고 있는 것.

 

신청이 들어오지 않을 때에는 적극적으로 상대를 찾아나서 지난해에는 국제교류 부서에 근무하는 회원들의 소개로 나이지리아 유학생들과 친선경기를 벌이기도 했다.

 

이처럼 외부기관 직원들과 교류하며 얼굴을 익혀온 덕분에 업무공조도 훨씬 수월해졌다.

 

경기도청 축구동호회는 이같은 열정과 팀워크로 행정안전부 장관배 전국 16개 시·도 친선 체육대회에서 3연패를 달성하고 지난해에는 경기도의 프리미엄 리그라는 ‘경기사랑리그’에서 4강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들이 동호회 활동을 통해 얻은 자산은 ‘사람’이다.

 

회원 간의 정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기쁜 일이 있을 때나 슬픈 일이 있을 때나 서로를 챙겨주고 도와주는 그야말로 이웃사촌 같은 ‘깊은 사이’가 됐다.

 

일례로 이들은 수년 전 전남 폭설 피해복구 자원봉사에 나섰다가 불의의 사고를 당해 순직한 회원을 그리워하며 지금까지 국립현충원을 찾아 헌화를 해오고 있다.

 

96년부터 꾸준히 동호회 활동을 하고 있는 조추동 경기도의회 언론담당은 “몸을 부딪치며 함께 호흡하다 보니 이제는 서로 눈빛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정도”라며 “회원들의 대소사도 친형제같이 챙기는 끈끈함이 있다”고 말했다.

 

한명희 감독(자원순환과)은 “회원 대부분이 꾸준히 활동을 하면서 고령의 회원들이 많아져 새로운 선수를 영입해야 하는데 요즘 젊은층들이 축구를 잘 안 하려고 해 고민”이라며 “적극적인 홍보로 ‘젊은 피’를 수혈해 실력으로나 팀워크로나 명실상부 도내 최고 축구동호회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글_구예리기자 yell@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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