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APT’ 줄줄이 ‘미분양 쓴잔’

주변 시세보다 비싼 분양가 ‘수요자 외면’…이름값 ‘승승장구’ 옛말

대형 건설업체들이 분양한 도내 브랜드 아파트들이 분양시장에서 줄줄이 미분양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들 미분양 브랜드 아파트들은 분양가를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높게 책정하거나 주변 기반시설 등이 부족한 상태에서 분양에 나섰기 때문이다.

 

9일 도내 건설업계 관계자는 “장기간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대형 건설업체들이 분양한 브랜드 아파트들도 미분양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대형 건설사들의 브랜드 아파트는 가격이 주변보다 높게 책정됐는데도 브랜드 가치 등을 보고 분양에 성공해 왔지만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아파트 가격 하락 등을 우려한 수요자들이 브랜드 아파트 분양도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물산이 지난 5월 공급한 수원시 신동택지지구 영통래미안마크원은 전용 84~115㎡에 총 963가구 규모로 3.3㎡당 가격이 1천300만원 선에 분양됐다.

 

공급 114㎡를 기준으로 약 4억2천만~4억3천만원이 되는 셈이다. 인근 영통지구의 비슷한 면적 아파트 가격이 3억원 중후반인 것에 비해 비싸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미분양돼 현재 선착순 분양중이다.

 

수원시 영통동 한 공인중개사는 “인근 다른 아파트에 비해 3.3㎡당 100만원가량 차이가 나는 비싼 분양가에 관심을 가졌던 수요자들도 분양을 망설이고 있다”며 “아파트 값이 내려간다는 심리가 작용해 브랜드 아파트도 미분양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올해 4월 용인시 처인구 삼가동에서 두산중공업이 공급한 용인행정타운 두산위브도 미분양 해소에 안간힘이다.

 

총 1천293가구 규모로 분양에 나섰지만 1순위 청약에 17명이 신청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3순위 청약까지 362명에 그치면서 전체 가구 중 60% 이상이 미달됐다.

 

당시 이곳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천60만원 선으로 전용 84㎡가 3억6천만~3억7천만원이었다.

 

닥터아파트 한 관계자는 “최근 브랜드 아파트들도 분양가를 저렴하게 책정하거나 기존의 고분양가를 할인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제 대형 건설업체도 브랜드 파워만 믿고 분양했다간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는 만큼 적절한 분양가를 책정해야 분양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선호기자 lshgo@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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