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지자체 한글퀴즈·문예전 등 자취 감춰 “법정 공휴일로 재지정해야” 목소리 높아
한글의 과학성과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공식행사처럼 열리던 백일장 등 각종 한글 관련 행사가 일선 학교와 지자체에서 사라지고 있다.
9일 인천시 교육청과 각 구·군에 따르면 한글날을 기념하기 위해 실시해오던 백일장 등 행사는 4~5년전부터 없어졌다.
특히 일선학교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글날을 전후해 기말고사를 실시, 매년 한글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조차 시험 공부로 대체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예전 한글날 즈음에 열리던 한글 퀴즈 교실, 일기장 공모전, 한글사전 찾기 대회와 같은 백일장 관련 행사들이 자취를 감췄다.
고등학교 교사 김모(31·여)씨는“한글날이 공휴일에서 사라지다 보니 학생들도 한글날의 의미를 모르고 지낸다”며 “더욱이 시험기간이어서 교사, 학부모, 학생들이 시험에 매달려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한글날 홀대 분위기는 일선 지자체도 마찬가지.
한글날이 법정 공휴일일 때 구민이나 관할 초·중·고 학생이 참가하던 백일장 등의 기념행사는 어느새 종적을 감추고 말았다.
인천시도 9일 오전 시장, 다문화한글교실회원, 국어선생님, 한글관련단체회원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글날 경축식만 치렀다.
예전 우리말과 글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실시했던 고교생 백일장, 문예전 등의 행사는 빠졌다.
이처럼 일선 학교와 지자체에서 한글날 백일장 등 한글 관련 행사가 사라지면서 네티즌과 한글관련 단체, 정치권에서 한글날을 법정공휴일로 다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글학회 관계자는 “직장인, 학생들이 공휴일이 아니기 때문에 백일장을 개최해도 올 사람이 없다”며 “한글날이 국경일로 승격됐지만 공휴일에서 제외되면서 오히려 위상은 더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김미경기자 km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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