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출산율 저하가 우리나라의 사회적 문제로 꼽히기 시작했다.
여성의 경제 활동 참여도가 높아졌지만 여성들이 마음 편하게 아이를 출산하고 보육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족해 저출산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확산됐기 때문이다.
이 때마다 여성들은 아이의 보육이냐, 자기 자신의 계발이냐 두 갈림길에 서서 결과 없는 고민만 하는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직장 여성과 전업주부 등 이 세상 엄마들의 육아 걱정을 한 방에 날려준 곳이 있다.
바로 지난 2009년 5월 노동부로부터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은 수원YMCA아가야다.
수원YMCA아가야는 엄마들이 마음 놓고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시간제 돌봄센터와 양육경험이 있는 여성들을 가정육아교사(베이비시터)로 양성해 연계하는 등 건강한 돌봄 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수원YMCA아가야는 평일 오전 9시~오후 7시, 토요일 오전 9시~오후 2시 운영되고 있으며, 노령층, 자기 실업 등의 취약계층 여성들이 선생님이 돼 18개월의 영아부터 초등학교 2학년 어린이 100여명을 돌본다.
처음 문을 열었을 때만 해도 수원YMCA아가야의 센터장과 선생님들은 인근 아파트로, 시장으로 전단지를 돌리며 홍보하기에 바빴었다. 지금은 엄마들의 입소문이 홍보 전단지보다 두 배 이상의 효과를 내면서 이 곳을 찾는 아이들도 꾸준히 늘어가고 있다.
이렇다보니 엄마들의 종교적 모임, 계모임 등이 있는 날이면 회원 엄마들이 아이들을 한꺼번에 데리고 왔다 데리고 가는 웃지 못할 상황도 연출된다.
수원YMCA아가야에서는 엄마가 아이를 맡겨둔 시간 동안 선생님이 옆에서 돌봐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요일별로 동화읽기, 미술활동, 낱말카드를 통한 언어지도 등 연령대별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일반 유치원과 큰 차이가 없어 보여 수원YMCA아가야가 비쌀 것이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18개월~24개월 미만은 시간당 5천원, 24개월~초등학교 2학년은 시간당 3천원이다. 원하는 시간만큼 아이를 센터에 맡겨두고 잠시 개인일을 보고 오더라도 이용료가 저렴한 시간제 육아센터라 부모님들에게 부담이 없다.
다만 저렴하게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아이가 수원YMCA아가야서 지내는 시간 동안 필요한 기저귀, 간식, 점심 등은 따로 챙겨와야 하며, 소ㆍ대변 교육과 식사 교육 등은 공간 내 선생님이 직접 지도한다.
또 센터 방문보다 가정에서 아이를 돌봐주기를 원하는 부모님들을 위해 교육을 받은 베이비시터를 가정으로 파견해준다.
최근 무자격 베이비시터에 대한 논란으로 사설 업체를 믿지 못하는 부모가 많아지면서 엄마처럼 친구처럼 따뜻하게 돌봐주는 공신력있는 수원YMCA아가야의 가정육아교사들이 사랑을 받고 있다.
사회적기업이라는 이름 아래 수원YMCA아가야는 지역내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며 운영하며 난관에 부딪힐 때도 많지만 양육 스트레스를 겪는 맞벌이가정과 전업주부 그리고 자라나는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어 앞으로의 발전이 더욱더 기대되는 곳이다.
이혜숙 센터장은 “한 가정 내 아이들은 줄었지만 엄마들의 육아에 대한 스트레스는 오히려 더 늘었다”며 “아직 풀어가야 할 숙제들이 많지만 수원YMCA아가야가 지역 내 부모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혜준기자 wshj222@ekgib.com
<인터뷰> 이혜숙 수원 YMCA아가야 센터장 인터뷰>
“우리 아이들이 이 공간에서 점점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면 뿌듯합니다”
그저 아이들이 좋아 수원YMCA아가야 공간에서 일반 참여자로 일을 하다 우연한 기회로 지난 2010년 센터장을 맡게 된 이혜숙 수원YMCA아가야 센터장.
운영자로서 처음 맡은 업무들은 도무지 정신이 없고 어떻게 헤쳐 나가야할지 막막했지만 2년이 다되가는 지금 전체적 흐름이 어느 정도 보이는 눈치다.
이제는 전체적인 업무보다 사람 개개인에 가장 신경이 쓰인다는 마음 깊은 이 센터장은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수원YMCA아가야가 부모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한다.
Q.사회적기업을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은.
- 실제 최저임금이다보니 아이들 교육에 전문지식이 필요한 보육교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이 외면하는 경우가 많다. 선생님 각각 원하는 바가 달라 관리가 어렵지만 두 달에 한 번씩 연맹 자체에서 여는 전체회의를 통해 지역상황에 맞는 운영 방안을 공유하고 애로사항을 풀어가고 있다.
Q. 수원 YMCA아가야가 앞으로 어떻게 발전되길 바라나.
- 아직 미흡한 부분이 많지만 YMCA라는 틀을 벗어나 개인 사업체가 되길 바란다. 엄마들이 자유롭게 아이들을 맡기고 자기계발을 할 수 있도록 수원YMCA아가야가 어느 동네든 시간제 육아센터가 생기는 밑거름이 되고 싶다.
Q. 사회적기업으로서의 발전방향은.
-우리나라 사회적기업은 정부 지원에 의존하는 경향이 커 자력도가 떨어진다. 그렇다보니 정부의 지원이 끊기면 문을 닫게 돼 사회적 기업이라는 원래 의도에서 벗어나게 된다. 사회적기업이라는 이름에 맞게 사회 기여도, 서비스, 수익 삼박자를 모두 이뤘으면 좋겠다.
장혜준기자 wshj222@ekgib.com
사진=전형민기자 hmjeon@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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