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 늦더위로 전력 수요가 급격히 몰렸지만 전력 수요를 예측못한 정부가 발전소 가동을 줄이면서 9월 15일 경기지역 곳곳을 비롯한 전국에 초유의 대낮 정전사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수원, 성남, 부천 등 경기지역 곳곳의 상가와 사무실, 공장, 병원, 은행 등은 업무가 마비됐으며 신호등 점등에 따른 교통대란, 엘리베이터 오작동에 의한 갖힘사고 등으로 도민들을 큰 불편을 겪었다.
이같은 초유의 정전사태 책임론에 대해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18일 과천 지경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경부의 정전사태 원인파악을 위한 사실관계 예비조사 결과, 전력공급능력의 허위계상이 있었다”며 “사실상 허위보고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경부는 이번 정전으로 직접 피해를 입은 제조업체, 상가 및 일반 소비자 등에 대해 개별피해 사실 조사를 통해 보상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소비자단체, 중소기업중앙회, 회계사, 변호사, 기타 전문가, 한국전력, 전력거래소 관계자 등으로 피해보상위원회를 구성, 보상지침을 마련하기로 했다. 보상지침은 피해 유형, 업종, 구체적인 피해 보상 기준 및 조사절차 등을 담게 된다.
▲46만 가구 암흑, 수백여명 승강기에 갇혀
이날 오후 3시15분께부터 7시46분까지 4시간여 지속된 최악의 정전사태로 경기지역 430만여가구의 10분의 1이 넘는 46만가구의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수원 인계동을 비롯한 의정부, 부천, 성남, 과천, 양주, 광명, 파주, 화성, 양주 등 도내 대부분 지역이 정전, 주민들이 큰 불안에 떨었다.
정전사태로 경기지역에서만 25개 시·군에서 모두 291건의 엘리베이터 갇힘 신고가 소방당국에 접수됐으며 소방당국은 자체해결 된 137건을 제외한 154건에 대한 구조 활동을 통해 245명을 구조했다.
▲정전에 따른 교통지옥, 통신도 일부 두절
이날 정전으로 경기지역 521곳의 교차로 신호등이 먹통으로 변해 도심전체가 교통지옥으로 돌변했다. 특히 퇴근시간까지 겹치면서 정전지역 사거리마다 차량이 엉키면서 아수라장을 연상케 했다.
이에 경기경찰청 등 경찰은 비상상황을 선포, 교차로마다 경찰병력을 투입해 수신호로 교통정리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날 오후 7시 현재 430개 교차로의 신호등이 복구됐으며 71개 교차로의 신호등이 전력공급이 불안정해 꺼졌다 켜졌다를 반복했다.
유무선 통신회사들은 비상시스템을 가동하며 상황을 주시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기지국 가동이 중단돼 휴대전화 사용이 제한되기도 했으며 초소형 중계기로 연결된 지역은 통신이 원활하지 않아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학교, 은행, 관공서도 암흑
상가는 물론 학교, 은행, 관공서, 병원 등도 정전사태를 피해가지 못했다.
광주, 과천, 성남소방서가 정전된 것을 비롯해 동백초교 등도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이와 함께 국민은행 인계동 지점, 수원 중앙병원, 수원 한독병원 등도 정전되면서 일대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특히 성남 분당제생병원의 경우 이날 오후 1시48분께 순간 정전되면서 MRI(자기공명영상)와 MDCT(다중검출 전산화단층촬영장치)가 고장나기도 했다.
여기에 시화·반월공단 내 중소 제조업체들과 슈퍼, 마트 등에도 정전으로 크고 작은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대기업들은 비상발전시스템을 가동, 정전사태를 피해갔다.
▲수시 원서접수도 차질
2012학년도 수시1차 원서접수를 15일 마감할 예정이던 경기지역 일부 대학이 정전사태로 원서접수 기한을 연장했다.
가천대학교는 이날 오후 6시 마감할 예정이던 원서접수를 16일 오후 5시까지로 연장했다. 이와 함께 경기대도 이날 오후 5시에 마감하려던 원서접수를 정전 사태를 감안해 1시간 연장했다.
글_박수철·이호준·김종구기자 scp@ekgib.com
사진_김시범기자 sbkim@ekgib.com
사진_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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