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캐피탈 대출심사 강화 ‘거래 뚝’ 딜러들 깊어지는 고민
최근 국제 유가 급등으로 기름값이 사상 최고치를 등극한 가운데 경제침체까지 겹치면서 중고차 매매업계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16일 도내 중고차매매 업계에 따르면 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에 비해 전체 매출이 30%이상 감소했고, 2000㏄ 이상의 휘발유 차량의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700만원선에서 거래되던 아반떼XD 차량이 450만원대로 가격이 하락했고, 휘발유 가격 인상 영향이 가장 큰 2000㏄ 이상의 그랜져XG는 1천200만원대에서 900만원대로 떨어졌지만 차량 대부분이 돌잔치(1년 이상 매매 단지에 머무른 차량)를 치른 채 팔리지 않는 실정이다.
더욱이 중고차 구매자의 80%가 차량 할부 구입을 위해 캐피탈을 이용하고 있으나 최근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캐피탈 업계가 고객에 대한 심사기준을 강화해 중고차 시장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날 오후 도내 최대 중고차 매매단지로 꼽히는 수원지역 중고차 매매단지들에는 장사 등을 위한 생계형 1t 차량의 거래만 사업장 당 1~2건 이뤄질 뿐 일반 승용차를 매매하려는 손님들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차량 한 대를 판매하고 100만~150만원의 이익을 남기는 중고차 딜러들은 올해를 두 달여 앞두고 연식 변경을 우려해 손해를 안고 30만~50만원을 할인해주며 차량 판매에 나서고 있다.
20년이 넘게 중고차 매매업을 해온 이모씨(52)는 “힘들었던 IMF 때에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먹고 살기가 너무 힘들다”며 “지금 갖고 있는 2000㏄이상의 차량은 비싼 휘발유 가격 때문에 팔리지 않아 물건이 아니라 애물단지가 돼버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도내 자동차매매사업조합 관계자는 “불안한 경제상황과 고유가가 맞물리면서 중고차 업계의 매매 요건이 전혀 맞지 않고 있다”며 “최근 중고차 시장이 어려워지자 젊은 신입 딜러들은 버티지 못하고 대부분 그만두고 있다”고 밝혔다.
장혜준기자 wshj222@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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