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매제한 등 영향 사전예약 당첨자 절반 이상 본청약 외면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인 고양 원흥지구의 보금자리주택 본청약에서 사전예약 당첨자 중 과반수가 무더기로 청약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해양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 10~11일 고양 원흥 사전예약 적격 당첨자 1천850명을 대상으로 본 청약을 받은 결과 894명만 본 청약을 하고, 956명은 청약을 하지 않았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사전예약 당첨자 중 절반 이상(52%)이 스스로 입주자격을 포기한 것이다. 앞서 본 청약을 한 강남 세곡, 서초 우면지구는 사전예약 당첨자 중 본청약 포기자가 10% 안팎에 불과했다.
LH는 이에 따라 지난 13일부터 당초 신규로 일반공급을 하기로 했던 1천333가구와 사전예약 당첨자 포기분 956가구까지 총 2천289가구에 대해 신규 청약을 받고 있다.
이처럼 원흥지구에서 청약 포기자가 대거 발생한 것은 최근 수도권 집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전매제한 및 거주요건이 길어 재산권 행사에 제약이 많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향후 집값 전망이 불투명한데 입주 후에도 최소 5년은 집을 팔 수 없다는 점 때문에 당첨자들이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며 “그린벨트지구 이외의 수도권 다른 아파트의 전매제한이 단축됐고, 민간은 가격 할인분양까지 해주다보니 보금자리주택의 매력이 반감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원흥지구의 본 청약 이탈이 하남 미사지구를 비롯한 나머지 수도권 보금자리주택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남 미사는 대규모 지구인데다 주변에 감일ㆍ감북지구까지 지정돼 있어 공급 물량이 많다. 2차 지구인 부천 옥길, 남양주 진건, 시흥 은계 등은 이미 사전예약 단계에서도 미분양된 상태다.
이선호기자 lshgo@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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