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김장봉사 "고춧가루가 원수네요"

인천봉사단체들, 물가 올라 예산 마련 고심

“지난해는 비싼 배춧값 때문에 김장 봉사가 어려웠는데 올해는 고춧가루가 속을 썩이네요.”

 

올해 김장담그기 봉사활동을 준비하고 있는 인천광역자활센터는 지난해와 같이 김장 5천 포기를 담기로 계획을 세웠지만 예산을 확보하기가 버거울 것으로 보여 후원금을 마련하는데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배추, 무, 고춧가루, 새우젓 등 이것 저것 재료비용을 따지다보니 지난해보다 1천만~1천500만원 가량이 더 들어갈 것이라는 계산이 나왔기 때문이다.

 

인천광역자활센터 관계자는 “물가가 올라도 너무 올라서 김장 한포기 담그는데 1만원꼴로 들어갈 것 같다”며 “그렇다고 김장김치 기다리는 분들 생각하면 포기수를 줄일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후원자들을 개별적으로 찾아뵙고 모금운동을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지난해 배추 파동에 이어 올해는 각종 김장 재료 가격이 치솟자 겨울을 앞두고 한창 활기를 띠어야할 ‘사랑의 김장담그기 봉사활동’이 주춤하고 있다.

 

일부 봉사단체의 경우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규모를 줄이는 고육지책을 쓰기도 하고, 대부분은 본격적인 김장철이 오기전 예산을 마련하려고 고심하고 있다.

 

인천 남구새마을회도 올해 3천 포기 김장봉사를 하기로 했지만 예산마련이 숙제로 남아 있다.

 

남구새마을회 관계자는 “지난해는 고룻가루 한근을 8천원에 구입했는데 지금은 1만9천원 이상”이라며 “이사회나 후원기업들의 도움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17일 농수산물유통공사(aT) 인천지사에 따르면 배추가격은 20포기(4인 가족 평균 김장 물량)에 3만3천원 가량으로 지난해보다 45%가량 내렸지만 고춧가루는 1.86㎏이 지난해보다 45% 오른 4만7천988원에 거래되고 있다.

 

또 천일염은 30㎏짜리가 2만원으로 1주일 사이 17.6%가, 새우젓은 1㎏이 2만3천원으로 1주일 전보다 15.0%가 각각 올랐다.

 

김미경기자 km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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