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프레안성세계민속축전을 돌아보며

10월 1일부터 안성에서 열린 ‘2011프레(Pre)안성세계민속축전’이 지난 9일 막을 내렸다. 지난 10년간 안성시에서 주관해온 바우덕이축제와 더불어 내년 안성에서 개최 예정인 ‘2012 안성세계민속축전’을 알리기 위해 치러진 것이다. 이번 행사는 내년 안성세계민속축전의 성공 여부를 전망하고, 안성시가 700여억원을 들여 조성한 안성맞춤랜드에서 펼쳐지는 행사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행사 기간 중 해외 13개국 320명의 공연단과 국내 10개 300여명의 공연단이 참가해 세계 각국의 민속 문화를 선보였으며, 9일 동안 총 17만 명의 관람객이 축제장을 다녀갔다.

 

관람객 목표 100만에 비추어 17만이라는 숫자는 다소 실망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최초로 행사에 대한 유료화를 시도하고 대체적인 방문객 규모를 집계한 것은 과거에 비해 분명한 진전이다. 예년에 안성에서 개최된 바우덕이 축제는 주최 측 추산으로 매년 100만 명이 다녀갔다고 하나 정확한 근거가 없다보니, 제대로 된 평가 와 개선방안을 도출하기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 안성 축제의 현 주소를 파악하였으니 냉정한 평가를 통해 내년 본 축제를 내실 있게 준비해야 할 것이다.

 

이번 축제에서 가장 뼈아픈 지적은 ‘볼 만한 프로그램이 없다’, 그리고 식사와 주차 공간 부족 등 턱없이 부족한 편의시설에 대한 관람객의 불만이다.

 

행사장을 옮겨 안성맞춤랜드에서 열린 첫 축제라는 점을 고려해 치밀한 준비가 필요했으나 미처 예상치 못했던 시행착오들이 드러났다. 물론, 줄타기 등 안성 남사당 공연은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으며, 안성 장터를 비롯한 볼거리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방대한 공간에 띄엄띄엄 공연과 행사를 배치하고, 관객의 동선에 맞춰 공연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지 못하는 바람에 관객들이 공연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방대한 행사장 곳곳을 걸어서 이동하다보니 힘들어 하는 노약자와 어린이가 많았다. 앞으로는 보다 압축적으로 행사장을 구성하여 관객들의 동선과 자연스레 어우러지도록 프로그램을 배치하고, 노약자와 어린이의 이동 편의를 위해 행사장 내 주요 지점을 연결하는 전기차나 우마차 등 장내 이동 수단의 도입을 검토했으면 한다.

 

안성맞춤랜드의 야생화단지와 호수공원 등은 시민 휴식 공간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제껏 안성맞춤랜드를 두고 투자 규모와 활용 방안에 대한 비판과 우려가 적지 않았으나, 이번 축제를 계기로 가족 단위의 나들이 공간과 연인 데이트 코스 등 시민 공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본다. 안성맞춤랜드가 시민의 품에서 사랑받는 공간으로 거듭날 때 이제까지의 우려도 비로소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전통 공연과 체험프로그램을 강화하고, 겨울철 눈썰매장이나 스케이트장, 여름철 물놀이장 등 사시사철 이용 가능한 프로그램을 준비해서 시민이 즐기는 것은 물론이고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안성의 명소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축제장에 마련한 농특산물 판매장도 인상적이었다. 실익이 되는 축제를 만든다는 취지에서 출구 쪽에 설치한 농특산물 판매장은 기간 내내 큰 인기를 얻으며 15억원의 매출을 거두었다.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우수 농특산물을 판매함으로써 안성 농산물 홍보에 큰 보탬이 되었고, ‘지역민에 실익이 되는 축제’의 출발점을 마련한 것은 이번 축제의 성과 중 하나이다.

 

축제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도 적지 않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올해의 문제점을 보완해 더 나은 축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내년에는 세계 50개국 2천명의 공연단이 참가하는 세계민속축전이 안성에서 열린다. 세계민속축전은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고, 전통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뜻 깊은 행사다. 올림픽과 월드컵을 계기로 국내 스포츠 인프라와 외교 역량이 크게 높아졌듯이, 세계민속축전은 지역의 문화 인프라와 역량을 키우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이번 축제 관계자와 자원봉사자 등 수고하신 모든 분들의 노고에 감사하며, 면밀한 평가를 통해 내년 대회를 차질 없이 준비해 성공적인 축제가 이루어지기를 소망해 본다. 김학용 국회의원(한, 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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