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기다려야 한글 배워” “수업 따라가기 힘들어요”
“수업 따라가기 힘들어요”
안산 원곡초교, 3분의 1이 다문화가정 아이들
쉬운 단어조차 몰라… 다문화 전문교사 부족
“우리가 매일 쓰는 단어조차 이해하지 못하니, 수학 같은 교과목은 정상 수업이 불가능해요.”
외국인근로자가 밀집돼 있는 일명 ‘국경없는 마을’의 안산 원곡초등학교(교장 이영수)가 겪고 있는 애환이다.
원곡초는 전체 학생 460여명 가운데 3분의 1가량인 150명이 쉬운 한글 단어조차 일일이 설명해야 하는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이다.
부모 출신국으로 분류하면 중국이 101명(67.3%)으로 가장 많고, 필리핀(7.3%), 파키스탄(4.7%), 베트남(4.0%) 순이다.
또 새터민과 일본, 러시아 등 10여 개국 출신의 학생도 30여명에 달한다.
원곡초는 이들을 위해 도교육청으로부터 1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15명 정원의 2개 특별학급을 운영, ‘이중언어’를 쓰는 도우미 교사를 배치해 언어와 문화적응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다양한 출신국가의 학생만큼 언어와 문화차이를 가르칠 수 있는 전문 교원이 턱 없이 부족한데다, 특별학급에 배치되지 않은 120명의 학생들은 일반 학급에 소속돼 정상 수업조차 불가능한 처지다.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위해 단어 하나를 설명하는데 수업시간의 상당부분을 할애하다 보니, 수업의 진도는 더딜 수 밖에 없는 것.
특히, 돼지고기나 닭고기를 먹지 않는 국가의 자녀들은 학교 급식을 제대로 먹지 못해 매번 김을 반찬으로 대체해야 하는 등 학교 운영 전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교장은 “국어 등 기본과목을 가르치는 것조차 힘든 상황에 국가별 음식문화나 학부모 정서가 달라 교사와 학생 모두 힘든 상황”이라며 “이를 해소하고자 도교육청에 특별학급 증원을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류설아기자 rsa119@ekgib.com
“1년 기다려야 한글 배워”
도내 결혼이주자 5만8천여명 매년 증가
1대 1 방문교육… 대기자만 수천명 달해
“한국어 교육을 하루 빨리 받고 싶습니다.”
경기도내 결혼이주자가 매년 10% 이상씩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이 한국어 교육을 받기에는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등 큰 애로를 겪고 있다.
23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올해 6월 현재 도에 거주 중인 결혼이민자와 혼인귀화자를 합한 결혼이주자의 수는 5만8천600여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8천600여명(14.7%)이 증가했다.
이는 전국 21만1천400여명의 결혼이주자 중 4명당 1명이 도내에 거주하는 것으로, 도는 올해 약 60억원의 예산을 투입, 한국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각 지역별 다문화센터 등 50여 곳에서 진행 중인 한국어 교육은 5천73명(등록기준)에 불과하고, 그나마 교육 이수율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또한, 결혼이주자가 선호하는 1대 1 방문교사의 한글 및 부모·자녀 교육은 2천285명 밖에 교육받지 못해 수천여명의 대기자가 밀려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9월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 온 A씨(21)는 한국에 도착하자 마자 1대1 방문교육을 신청했으나, 1년 가까이 지난 올 8월이 되서야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A씨의 시어머니 B씨(63)는 “며느리가 한국에 빨리 정착할 수 있게 곧바로 지역 다문화센터에 신청했는데, 1년 정도 걸렸다”며 “하지만 우리보다 더 오래 기다리는 사람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아직 사업 초기단계로 매년 예산을 증액해 한국어 교육시설 등의 인프라 확충에 힘을 쏟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며 “이들에 대한 관심과 해법 찾기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안영국기자 ang@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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