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연금이 효자” 노인들 가입↑

2007년 171건서 올해 9월까지 721건으로 폭증…자녀 부양부담 줄이려

안산시에 사는 김철수(73ㆍ가명) 할아버지는 올해 가입한 주택연금 덕분에 자식들한테 아쉬운 소리 한 번 안하고 평안한 노후생활을 보내고 있다.

 

김 할아버지 부부는 유일한 재산인 시세 2억6천만원, 규모 85㎡의 아파트를 담보로 매달 111만7천원을 받아 병원비, 생활비 등에 자유롭게 사용한다. 자칫 초라한 노후생활을 보낼 뻔 했지만 주택연금 덕분에 돈 걱정을 하지 않아 안도의 숨을 내쉰다.

 

이처럼 노후생활을 걱정하는 베이비부머 은퇴 세대들이 소유하고 있는 집을 담보로 매달 생활비를 받을 수 있는 주택연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24일 한국주택금융공사 경기남부지사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주택연금 출시 당시 경기지역의 가입자는 171건에 불과했지만 2008년 269건, 2009년 405건, 올 9월 현재 721건으로 전체 가입자 6천여명 중 35.5%(2천284명)를 차지하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고령층의 공적 연금 수혜 비중이 낮고 가족부양과 자녀교육 등으로 노후 준비를 미처 하지 못하면서 주택연금을 통해 자녀의 부양 부담을 덜어주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가족 모임을 갖는 추석 명절 이후 주택연금에 가입하는 노인 고객들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1월 39건, 2월 64건, 7월 73건이었으나 추석 명절이 있는 9월 95건, 10월21일 현재는 74건을 넘어서면서 가족 모임에서 부모들의 부양 문제가 화두에 오르자 노인들은 고민 끝에 주택연금을 선택하는 것으로 공사 측은 분석했다.

 

실제 여주군에서 100세의 노부부가 시세 3억5천400만원의 단독주택으로 매달 131만원을, 성남 분당지역에서 79세 노인이 130㎡ 규모의 아파트로 377만7천원을, 수원 팔달구에서는 83세 노인이 42㎡ 규모, 1억700만원 상당의 아파트로 82만2천원을 지급받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노후자금 준비를 위해 보유자산의 현금화가 수반될 것”이라며 “이런 상황을 감안했을 때 소유주택에서 평생 거주와 종신 지급을 보장받는 주택연금의 가입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장혜준기자 wshj222@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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