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현실, 책으로 '꼬집고' '긁는다'

'닥치고 정치' '자기혁명' 출판계 바람

비(非) 전문가의 목소리가 여느 때보다 크게 울리고 있다. 최근 안철수가 정치인이 아님에도 정치권에 거센 ‘안풍(安風)’을 일으킨 것처럼,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과 시골의사 박경철이 출판계에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기발한 이론으로 무장한 김어준은 날카로운 시선으로 정치권의 현주소를 낱낱이 해부하고, 시골의사로 유명한 박경철 역시 우리 사회의 실태를 통렬히 비판한다. 이들의 신간은 막연하고, 난해한 정치와 사회 문제를 확실히 ‘꼬집’고 ‘긁어’ 주면서, 이달 초 출간 직후부터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다. 시원하고 남다른 쓴소리가 궁금하다면, 들어보자.

 

■ 닥치고 정치(김어준 著, 푸른숲 刊)

 

“그냥 다이렉트하게, 폼 잡는 이론이나 용어 빌리지 않고, 일상의 언어로 정치를 이야기해보자고.…정치를 멀리하는 모두에게 이번만은 닥치고 정치를 외치고 싶거든.”(본문 中)

 

이 책의 핵심은 ‘알고 찍자’다. 내년 대선과 총선에 앞서 어떤 정당과 정치인이 적합한지 ‘알고 찍자’는 것. 에둘러 말하는 것 없이 현 정치인을 한 명씩 거론하며 조목조목 하게 전개하는 신랄한 비판은 실제 각 개인의 입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꼼꼼하고 구체적인 정치해설 안내책자 역할을 한다.

 

그의 타겟은 정치인에 그치지 않는다. 현 정권, 삼성, BBK 등 구체적인 주체와 사건을 통해 우리나라 보수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진보 정당의 한계 또한 확실하게 지적한다.

 

1998년 대한민국 최초의 인터넷 매체 ‘딴지일보’를 설립한 이래 딴지일보에서 종신 총수로 활동 중인 김어준은 수백만명에 이르는 ‘딴지 폐인’을 양산하며, 공중파까지 진출하며 전방위 ‘촌철살인’을 거침없이 해대는 인물이다. 값 1만3천500원

 

■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박경철 著, 리더스북 刊)

“인생은 정직한 것이다. 묵묵히 걸어가라. 결과를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이것이 바로 필자의 인생에서 아쉬웠던 점이자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었다.”(에필로그 中)

 

SNS를 적극 활용하며 실천하는 비판가로 자리 잡은 외과전문의 박경철이 자기혁명서를 냈다. 자아인식, 사회비판, 책읽기, 글쓰기 등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며 자신과 사회의 미래를 고민하는 청년과 부모에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는 계기를 제시한다.

 

부모의 경제력이나 거주지에 의해 사회적 계급이 정해지고, 미래가 결정되는 사회에서 힘들어하는 청년을 위해 아프지만 알아야 할 냉엄한 현실을 전하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혁명성임을 강조한다. 서슴없이 자신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가치를 받아들이며 기존의 것을 타파하는 행동이 바로 혁명성이며, 이를 행한 결과가 바로 혁명이라는 것. 혁명가의 삶만이 자기가 주인인 삶이라는 메시지가 책장마다 깊숙이 새겨 있다. 값 1만6천원

성보경기자 boccu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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