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저류지 공사로 지하수 고갈”

농업용수 끊기고 양식장 치어 집단 폐사

양촌리 등 이포보 인근 주민들 수사 의뢰

서울지방국토관리청 “원인조사 용역 발주”

여주 남한강 정비사업구간인 이포보 인근 주민들이 저류지 공사가 시작된 뒤 지하수가 고갈돼 식수는 물론 농업용수까지 부족해 농사조차 지을 수 없다며 집단 반발하고 있다.

 

25일 여주군 대신면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2009년 11월 이포보 인근 저류지 공사가 시작된 후 양촌리와 당남리 등 3~4개 마을에 지하수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지하수를 식수와 농업용수로 사용해 온 주민들은 농사조차 짓기 어려운 형편이며, 지하수를 이용해 수십년 동안 민물고기 양식장을 운영하던 주민들도 용수가 부족해 물고기가 떼죽음 당하는 등 피해를 입고 있다.

 

결국 이 일대 주민 80여명은 최근 이포보 인근 저류지 공사로 식수는 물론 농업용수까지 끊겼다며 최근 경찰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주민들은 “지난 2009년 11월 200만㎡ 규모의 저류지 조성공사가 시작되면서 지하수가 줄어들기 시작해 올 1월부터는 완전히 고갈됐다”며 “주민 대부분이 생수를 구입해 먹거나 자비로 대형 관정을 뚫어 식수와 농업용수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지하수 고갈이 당초 7m 깊이로 설계된 저류지가 실제 공사과정에서 10m 이상 준설돼 지하수 추출층보다 저류지가 낮아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주민 이모씨(43)는 “수십년 동안 지하수로 식수와 농업용수를 해결해 왔는데 저류지 공사가 시작된 뒤 지하수가 고갈돼 주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관계기관에 대책마련을 요구했지만, 저류지 공사가 원인이 아니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양촌리에서 양식장을 운영하는 박모씨(54)도 “20여년 동안 지하수를 이용해 양식장을 운영했지만, 물이 부족해 양식에 어려움을 겪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지하수가 끊기면서 치어 수십만마리가 폐사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는 “저류지의 깊이는 6~7m로 주민들의 주장과 다르다”며 “자체조사 결과, 농업용 비닐하우스 수막재배(비닐하우스 위에 따뜻한 지하수를 뿌려 열 유출을 막는 재배방법) 농가가 늘면서 지하수가 고갈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농민들의 주장에 따라 지난 5월 호서대에 지하수 고갈원인 조사 용역을 발주한 상태로, 연말께 용역결과가 나오면 주민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주경찰서는 진정서를 토대로 사실관계 조사에 착수했다.여주=류진동기자 jdyu@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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