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문화재단 문화유산답사 동호회 ‘발자취’
문화전문가 22명 의기투합…팔도강산 맛·멋문화기행
“우리 문화의 정취를 몸과 마음으로 느낍니다.”
경기문화재단 문화유산답사 동호회 ‘발자취’(發自取·회장 문화유산팀 노현균)는 직원들이 모여 선인들의 발자취를 느끼며 ‘스스로 떠나보고 느끼는’ 동아리다.
문화계에 종사하면서 전통문화를 머리로만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에 문화유산을 직접 찾으며 옛것의 가치를 알아보자는 취지로 지난 2월 결성, 현재 회원은 22명이다.
‘답사’라는 말이 다소 딱딱하게 느껴지지만, ‘멋’ 기행이자 ‘맛’ 기행으로 우리 문화 속에서 여유를 만끽하는 나들이라고 회원들은 입을 모은다.
답사 동호회로서 발자취만의 특징은 일반 동호회와는 차별화된 ‘전문성’이다. 문화지식에서는 ‘한 가닥’하는 사람들이 모인 탓에 답사 때마다 지식의 향연이 벌어진다. 문화재전공자, 미술전공자 등 각기 다른 분야의 전문가인 직원들이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 문화재 이야기에는 재미와 깊이가 동시에 담겨 있다.
지난 2월 숭례문·덕수궁 답사를 시작으로 5월 강화도 답사, 9월 전북 부안 답사 등 세 차례의 답사가 이뤄졌다. 모든 답사는 여론조사를 통해 장소를 선정한 후 답사에 앞서 자료집을 책자로 꾸려 답사안내서적을 마련한다. 책자에는 문화재와 관련한 도면과 설명, 연혁까지 자세히 수록돼 있어 면밀히 탐구하고 곳곳에 깃든 의미를 되짚게 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 수록된 유홍준의 명언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인 만큼 느낀다’가 실현되는 현장이다.
지난 9월 전북 부안 답사에 참여한 남한산성 문화유산팀 안진희씨는 “개암사, 내소사 등 우리 절의 아름다움을 보며 이에 그치지 않고 직원들의 전문적인 설명까지 들으니 일석이조 답사라고 할 수 있다”며 소감을 말했다.
답사는 문화재단 직원으로서 문화재에 대한 소양을 넓힌다는 장점 외에도 직원들이 부서에 관계없이 모여 어우러지는 흔치 않은 기회를 제공하는 강점이 있다.
발자취는 교육사업팀, 기획팀, 문화홍보팀, 남한산성 문화유산팀, 백남준아트센터 학예팀, 경기도박물관 학예팀, 경기문화재연구원 조사연구실 등 각기 다른 팀에서 직원들이 모였다. 일 년에 한두 번 얼굴만 마주칠까 말까 한 타 기관 직원들의 얼굴을 익히며, 친목을 다진다.
툇마루에 앉아 역사토론을 벌이기도 하고, 성곽 길을 함께 걸으면서 맛집을 찾아 지역특산물을 맛본다.
한 사람씩 돌아가며 기록하는 답사 후기에는 답사 시의 활기찬 기운과 생생함, 문화유산에 대한 지식과 사랑이 그대로 느껴진다.
노현균 회장은 “직원들이 답사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은 물론, 문화전문가로서의 역량도 키우고 있다”며 “재단 동아리이긴 하지만 앞으로는 문화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발자취 회원이 돼 내실있는 답사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_성보경기자 boccu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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