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소설 ‘나스타샤’(조지수著 지혜정원刊)는 어디서도 보지 못한, 차갑고도 한없이 뜨거운 사랑 이야기를 만나게 해 준다.
소설은 주로 캐나다에서의 삶과 사랑에 대한 것으로 그 이십년 후의 조지의 회상에 의해 기술된다. 주인공 조지는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청년시절과 중년 시절을 외국에서 보내게 된 사람이다. 이른 나이에 유학을 떠났고 학위를 받고는 일단 캐나다에 정착해 대학교수직을 얻게 된다. 그리고 새로 시작하게 된 캐나다에서의 삶의 즐거움을 그 때까지의 외로움에 대한 보상이라도 되는 양 한껏 즐긴다.
소설은 낚시와 보트, 우정 등을 주제로 주인공 조지와 관련한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다.
전반부는 넘쳐나는 이야기들의 향연이다. 전반부만 따로 독립되어 ‘캐나다적 삶’이란 부제가 붙어도 좋을 만큼 충분히 개성적이며 활기차다. 그러나 거기에서도 이 소설의 분위기는 어딘가 슬프고 쓸쓸하다. 흥겨운 주제와 묘사의 쓸쓸함이 마치 프랑스 화가 와또의 그림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후 조지는 우크라이나에서 온 난민 여성 나스타샤를 만나면서 사랑을 하게 되고 그들의 아름다운 사랑은 그들의 바람과는 달리 운명에 얽혀들고 만다. 운명에 희생당하면서도 운명을 원망하지 않는 그들의 사랑은 오히려 더 큰 연민과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사랑하는 상대를 위한 두 사람의 선택은 우리에게 진정한 사랑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이 소설의 줄거리는 매우 박진감 넘치고, 그 서사구조는 매우 논리적이고 치밀하며, 철학과 과학에 걸치는 사유는 매우 명석하고 향기롭다. 정말이지 저자의 지적 수준과 통찰은 비길 데 없이 화려하다. 그는 이러한 통찰을 이 소설 속에서 거리낌 없이 밀고 나간다. 거의 매 장이 새길만한 메시지로 가득하다.
강현숙기자 mom1209@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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