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치료·피부관리 등 취업 인기과 속속 개설
경기도내 4년제 대학들이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전문대의 ‘취업 위주 인기과’를 본뜬 학과를 앞다퉈 개설하고 있다.
6일 한국대학교육연구소와 해당 대학에 따르면 전국 79개 4년제 대학의 204개 학과가 전문대의 학과를 모방했으며, 도내 36개 4년제 대학 중 12개 대학도 전문대 인기학과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도내 4년제 대학에 임상병리, 물리치료 등 보건 분야뿐만 아니라 피부관리·음악·애니매이션학과까지 등장했다.
특히 실용음악과는 지난 2005년과 2009년, 올해까지 3개 대학에서 차례로 신설됐다.
이같은 추세는 2005년 이후 취업률이 대학평가의 중요 지표가 되면서부터 시작됐으며 안양의 S대학교는 뷰티미용학과를, 오산의 H대학교는 재활학과와 e-비즈니스과를, 성남의 E대학교는 임상병리과와 피부관리과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수능을 앞두고 있는 2012학년도 대입 예정 학생들 사이에서도 4년제 대학의 전문대 유사학과 지원이 인기다.
4년제 대학교의 임상병리학과를 지망하는 H군(수원고·3년)은 “요즘은 취업이 잘되는 학과가 진로를 결정하는 첫 번째 요소라 4년제 대학의 피부미용, 보건계열 쪽을 지원하는 친구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4년제 대학들의 무분별한 전문대 인기학과 따라하기를 보는 도내 전문대들의 반응은 달갑지 않다.
도내 한 전문대 관계자는 “전문화된 인재를 키우려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전문대학만이 갖고 있는 경쟁력이 떨어질까 우려된다”며 “정부에서 어느정도 제재를 뒀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올해 4년제 대학의 취업률은 평균 55.1%에 머물렀지만 실용음악과 93.1%, 피부미용 90.5% 등의 신설학과는 매우 높은 취업률을 나타냈다”며 “취업률 때문에 2년제 인기학과를 베끼는데 정부의 학자금 제한 등으로 이런 추세는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jjy84@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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