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무상급식 식단·건강개선 ‘글쎄’

도교육청 설문조사… 학생·학부모 만족 낮아

‘무상’ 관련 질문으로 긍정적 답변 유도 눈총

상당수 학생 및 학부모들은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이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친환경 무상급식이 식단 다양화나 건강개선 등의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교육청의 설문조사 문항 대부분이 지나치게 형식적인데다 무상급식 및 친환경급식 문제점 진단을 위한 항목이 극히 일부분에 불과, 의견을 제대로 대변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경기도교육청은 28일 지난달 24일부터 28일까지 도내 350개 초등학교 학생 3만411명과 학부모 2만874명, 교직원 1만1천199명 등 6만2천여명을 대상으로 ‘친환경 무상급식 만족도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친환경 무상급식 실시 후 좋아진 점이 있냐’는 질문에 학생 19%, 학부모 19%, 교직원 14% 등만이 ‘식단이 다양하다’고 답변했다.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답변한 학생, 학부모, 교직원도 각각 8%, 15%, 17%에 불과했으며, 설문대상 16~21%는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특히, 이 같이 만족도가 낮은 이유로 ‘식단이 다양하지 못하다’, ‘과일 제공이 부족하다’ 등의 문제를 꼽았다.

 

이와 함께 응답자 중 학부모 78%와 교직원 89%가 학교에서 체계적인 영양·식생활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도교육청의 설문조사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상당수에 달했다.

 

도교육청은 학생 20개 문항, 학부모 21개 문항, 교직원 21개 문항을 마련해 설문조사를 실시했지만, 무상으로 급식을 제공하는 것에 대한 만족여부를 묻는 질문이 5개나 됐다.

 

더욱이 친환경급식이나 무상급식에 대한 문제점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답변과 대안을 이끌어내는 질문 항목은 ‘친환경 무상급식 실시 후 개선해야 할 점’이란 단 1개 항목 뿐이었다.

 

이 항목에 대한 답변란도 ‘식단 다양화’, ‘과일제공’, ‘식생활교육’, ‘지역농산물사용’이라는 답변으로 한정시켰으며, 주관식 문항은 전무해 일선 학교의 요구사항을 구체적으로 반영하지 못했다.

 

설문에 참여한 한 학부모는 “문항 대부분이 무상으로 급식을 주니까 만족하느냐, 가정경제에 도움이 됐느냐, 이로 인해 학생들의 소외감 해소에 도움이 됐느냐 등 긍정적인 답변만 유도하는 것이었다”고 불평했다.

 

이에 도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설문은 경기교육 가족의 만족도를 파악하기 위해 추진한 것”이라며 “다시 한번 일선 학교의 의견을 면밀히 검토해 문제점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도교육청은 이같은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무상급식 및 친환경급식 만족도가 각각 77%, 75%에 달한다고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오영탁기자 yt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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