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구著/어문학사刊
멸종위기의 식물, 희귀 야생화를 비롯해 흔한 들꽃까지 약 30여 종의 식물 생태 환경을 그리스 신화와 엮은 색다른 ‘자연도감’이다. 그리스 신화와 들꽃 이야기를 경계 없이 오묘하게 조화하며, 올해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로 선정됐다.
민간인출입통제구역부터 울릉도, 가거도, 백령도에 이르기까지 쉽게 공개되지 않은 희귀식물의 세계가 펼쳐진다. 작가는 민통선 북쪽과 땅끝 섬 등 민족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지역의 생태계를 둘러보며 이를 사진으로 담는 과정에서 신화와 접목했다. 직접 겪은 현장에서 살벌함보다는 따스함을 느끼며, 신과 인간, 자연이 공존하던 신화의 세계를 담아낸 것.
작가는 직접 촬영한 들꽃 사진과 함께 그리스 신화의 주인공을 다루며, 들꽃마다 지닌 독특한 특징을 통해 신화의 의미와 신화 읽기의 새로운 패턴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독자는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방치된 우리 토종 식물과 들꽃을 알게 되는 동시에, 신화 속에 깃든 자연과, 자연과 상생하는 인간의 삶을 접하며 우리의 미래가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메시지를 전달받는다.
들꽃에 얽히고설킨 신과 인간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는 그리스 신화 주인공의 운명적인 삶을 가슴으로 체험하고, 또 현재를 살아가는 오늘의 우리를 되돌아보게 된다. 애욕의 여신 아프로디테와 광릉요강꽃, 제비꽃을 닮은 이오와 제비꽃, 달을 사랑해서 달맞이꽃이 된 님프 등 들꽃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상념에 접어드는 동안 고대 그리스 신화의 공간으로 순식간에 빨려 들어간다. 들꽃사진과 신화의 그림을 감상하는 동안 피곤함에 지친 심신을 달래는 것은 물론이다. 값 1만8천원
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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