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을 떠난 50~60대 초보 창업자 '두 번 운다'

제살깎기식 경쟁과 경험부족 등

직장을 떠난 50~60대 초보 창업자들이 제살깎기식 경쟁과 경험부족 등으로 낭패를 당하고 있다.

 

“어렵게 낸 구멍 가계가 자리를 잡아가나 싶었는데 바로 옆에 똑같은 점포가 들어서니 죽을 맛입니다.”

지난달 인천송도국제시에 20㎡ 규모의 ‘금 매입 전문매장’을 낸 이모씨(51)는 요즘 밤잠을 제대로 못 잔다.

 

지난 4월 송도국제도시 내 마트 앞에서 노점상으로 시작해 6개월 만에 자리를 잡아 어렵게 점포를 얻었다.

그러나 점포를 얻은 지 한 달 만에 경쟁 점포가 생기면서 매출이 절반으로 줄었다.

더구나 매입 가격을 놓고 제살깎기식 경쟁을 벌이면서 수익률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이씨는 “인구 5만~6만 명으로 한정된 송도국제도시에서 2개 점포가 운영되면 서로 어렵다”며 “경쟁 점포가 들어올 줄 알았으면 점포를 얻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명예 퇴직금 1억여 원을 모두 투자해 치킨 가맹점을 창업한 정모씨(53)도 본인의 인건비조차 건지지 못하는 등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가맹점 업체가 약속했던 매출이 70% 수준에 그치는데다, 최근 3개월 동안 인근에 치킨점이 2개나 더 생겼다.

 

정씨는 “퇴직금 모두를 털어 넣고 새벽 1~2시까지 고생하면서 인건비도 못 건지는 형편”이라며 “주변 경쟁업소 때문에 매출이 더 줄게 되면 가게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 커 두렵다”고 말했다.

 

소 창업 전문 컨설턴트 김인철씨(41)는 “소 창업 가맹점 회사는 희망적인 매출을 설명하는 경우가 많아 창업 후 실제 매출과 차이가 날 수 있다”며 “창업 준비 과정에서 주변 상황에 대한 향후 전망과 경쟁 업체가 들어설 수 있다는 점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제홍기자 jhyou@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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