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웰치에게 배우는 열정과 리더십

20세기 CEO의 황제, 경영의 구루라 불리는 GE의 전 회장 잭 웰치를 방송을 통해 접한 뒤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마침 어떻게 하면 우리 군포시의 공무원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를 고민해 오던 터였기 때문이다.

 

잭 웰치가 제시한 방법이 정답일 리는 없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과 공조직은 생래적으로 다를 수 밖에 없고, 조직원들의 정서 또한 다른 까닭이다. 그러나 공통점이 없다고 할 순 없다. 공히 사람이 모인 집단이며, 그것이 무엇이든 조직이 목적하는 바를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덕목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특히 기업이나 공조직 모두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직이라는 면에서 공통점은 있다. 제품만 팔던 기업이 살아남을 수 없었듯이 시민 위에 군림하던 공조직 또한 살아 있는 조직이라 할 수 없는 것이 바로 21세기가 요구하는 기업상이며 공직상이기도 하다.

 

잭 웰치의 경영철학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열정과 소통, 합리적 조직관리와 리더십으로, 피터 드러커의 지식경영이라는 개념을 가장 잘 활용한 것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웰치의 경영철학과 리더십을 어떻게 우리 공조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할 것인가이다.

 

우선 직원들과 잭 웰치의 경영철학을 함께 공유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격무에 시달리는 직원들에게 ‘잭 웰치의 리더십’을 시청하도록 독려한 이유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웰치의 리더십을 공유한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는 것이 이어져야 할 것이었다.

 

혹자는 오해를 하기도 한다. 이미 철지난 아이템을 강요하는 것 아닌가, 시시각각 변화하는 시대를 살고 있으면서 벌써 구시대의 유물이 돼버린 잭 웰치를 교육하는 건 시기적으로 늦은 게 아닌가.

 

충분히 예상한 일이지만 정작 주목했던 건 따로 있다. 직원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했던 덕목은 잭 웰치에 대한 기계적 답습이나 모방이 아니다. 그 속엔 분명히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덕목이 있고, 그것을 끄집어내어 함께 논의하면서 조직의 활성화에 도입하자는 것이다.

 

공조직의 특성상 또 오랜 기간 노동운동을 해왔던 나로서는 GE식 구조조정(최하위 그룹 10%를 해고하는)은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며 그런 방식에 동의하지도 않는다. 정작 주목할 것은 수평적 리더십과 부서간 벽을 허물어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만든 부분이다. 특히 공무원 사회의 조직문화는 계급사회의 구태가 번연히 남아있어 부서 내에서도 그렇거니와 타 부서와의 원활한 의사소통에 치명적 결함을 가지고 있다.

 

자유롭고 다양하게 자신의 의사를 개진할 수 있는 조직이라야 활력이 생기며 조직의 활력도 배가될 것이라는 점을 특별히 강조하고 싶었던 게 이번 교육의 진정한 목적이다. 사실 이미 그러한 방식을 활용하고 있기도 했다.

 

여러 단계의 과정을 거쳐 올라오는 결재서류를 기왕이면 직접 기안했던 직원에게 가져오게 한다. 또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기안의 의미와 취지를 설명하게 했던 것이 그것이다. 시장실에 앉아 있기보다는 현장을 돌고, 직접 실무부서를 방문,사기를 진작시키는 한편 즉석에서 직원의 애로사항을 청취, 개선점을 제시하려 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이런 노력 또한 오해를 낳거나 조직 내 비판에 직면할 수 있음을 알고 있다. 따라서 중간 간부들의 자긍심과 책임감을 배가시키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라 판단된다. 그러한 점에 착안한 것이 소위 브레인스토밍 방식의 회의진행이다. 시장이 말하지 않으면 나서서 말하지 않는 습성을 가진 간부공무원들에게 시장 눈치 보지 말고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도록 독려했던 게 그런 의미다.

 

웰치즘은 어느덧 구시대의 패러다임이 됐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가 설파하고 실천했던 조직활성화를 위한 소통의 리더십과 열정경영의 참의미는 시간이 지나도 퇴색되지 않으리라 믿는다. 부디 우리 직원들이 웰치의 열정과 리더십에서 많은 것을 배웠기를 바란다.

 

김윤주 군포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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