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과학기술대와의 교류를 꿈꾸며

연변과기대와의 교육협력

통일대비 조선족 지원 강화해야

새로운 기회에 대한 기대와 설렘 속에 지난 11월24일 오후 중국 길림성 연길시 소재 연변과학기술대학을 방문했다. 전날 눈이 많이 와 비행기가 1시간 정도 연착됐다.

 

“어제 밤 기온이 영하 17도까지 내려갔는데 얼마나 많은 북한 동포들이 혹한에 얼어죽었을까 하고 생각하면 가슴이 아리다”고 말하는 김진경 총장의 비장한 모습에 잠시 숙연해지기도 했다.

 

광명시 방문단이 연변과기대를 방문한 것은 광명시와 연변과기대간 교육교류협력을 위한 우호협력 의향서(MOU)를 체결하기 위해서였다. MOU 에는 한국 유학생 파견과 조선족 장학생 지원, 상호교류협력 등이 담겨져 있다.

 

국내 지방자치단체가 연변과기대와 MOU를 체결한 것은 광명시가 처음. 지난 9월 하순 광명시와 연변과기대간 교육교류협력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두달 만에 이뤄진 것이다. 이번 MOU 체결은 중국내 조선족 사회 및 북한과의 교육교류협력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광명시는 연변과기대와의 교육교류협력이 잘 진행되면 평양과학기술대학과도 유사한 교육교류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연변과기대는 2009년 평양과기대를 설립했고, 김 총장이 평양과기대 총장을 겸하고 있다. 김 총장은 광명시와 평양과기대간의 교육교류협력에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이에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내년 상반기 중 광명시 방문단의 평양과기대 방문을 추진키로 했다.

 

우선 광명시는 앞으로 매년 연변과기대에 지역내 고교 졸업생 및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유학생을 선발해 파견할 계획이다. 그 첫해인 내년에는 우선 저소득가정 자녀 2명과 일반가정 자녀 1명을 선발하기로 했다. 특히 저소득가정 자녀에게는 4년간 전액 장학금, 일반가정 자녀는 1년간 장학금을 지원할 예정으로 현재 시는 유학생 선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장학금은 시에서 출연한 (재)광명애향장학회에서 지원키로 했다.

 

또 연변과기대 조선족 성적우수자를 중심으로 연간 5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한편 연변과기대가 중국어 영어 한국어 등 3개 국어로 강의하고 있는 점을 활용해 광명시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여름방학 기간 중 저렴한 비용으로 어학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교육교류협력사업은 중국 전문가 양성 뿐만 아니라 중국내 조선족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인근의 백두산과 항일 유적지 등을 방문함으로써 민족의식을 고취하고 통일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한다.

 

지난 1992년 중국 최초의 중외합작대학으로 설립된 연변과기대는 조선족 학생이 75% 이상이며, 중국의 2천500여개 대학 가운데 100개의 중점대학 중 하나로, 중국정부와 한국과 미주 등 해외동포들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학부는 8개 학부 14개 학과에 재학생 1천800여명과 미국·유럽 등 13 개국에서 온 250명의 교수가 모두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다. 2009년 9월 남북한 합의에 의해 평양과기대를 건립해 북한측과 공동운영하고 있다.

 

연길시 거리에는 한글과 중국어로 병기한 간판을 어디서나 볼 수 있고, 조선족들의 북한 억양 사투리에 반가움을 느낄 수 있다. 한편으론 민족의 역사와 조상의 얼이 서려 있는 만주 벌판에 대한 주인의식, 그리고 두만강을 경계로 지척에 있는 북한에 대한 소회(所懷)도 깊어졌다.

 

21세기를 주도하게 될 동북아 지역에 위치한 연변지역을 둘러싸고 중국과 러시아 북한 몽골 일본 등 주변국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그런 점에서 국내 지자체가 연변 과기대를 통해 조선족 사회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게 바로 통일과 동북아 시대에 대비하는 중요한 역할이기도 하다.

 

양기대 광명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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