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준비된 후계자 수업…김정은, 급조된 후계자 과외

그림자 수행이 정치업적(?)… 2년만에 초고속 ‘최고 권좌’ 올라

북한의 절대권력자였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아들 김정은은 이제 과거 부친이 그랬던 것처럼 모든 권력을 승계하게 됐다.

 

그러나 김정은은 권력을 이어받은 과정을 아버지의 경우와 비교하면 단기에 급조됐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에 김정일 위원장과 김정은의 대비되는 권력세습을 살펴본다.

 

■ 김정일 국방위원장=북한 매체가 그동안 보도해온 북한 지도자들의 대외활동 자료를 보면 김 위원장의 후계 행보에서 특징적인 것은 그가 독자적인 활동영역을 구축하려는 시도가 가능했다는 점이다.

 

김 위원장은 후계자로 공식등장한 이후 간간이 행사 기념사진에만 등장했으나 지난 1981년 8월9일 평양교예극장 배우들이 새로 창작한 공연을 관람했다는 기사로 노동신문 1면을 장식한다.

 

이후 김 위원장은 김일성 주석과 나란히 같은 크기의 굵은 글씨체로 보도되며 후계자임을 확고히 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981년 5월 심창완 사회안전부 정치국장이 사망했을 때도 당과 군의 간부를 거느리고 조문했고 그해 8월 평양에서 열린 `쁠럭불가담(비동맹) 및 발전도상국 토론회' 행사장에 등장해 독자적인 외교활동도 수행했다.

 

이 같은 김 위원장의 행보는 아버지인 김 주석의 묵인 아래 이뤄졌음은 물론이다. 부자가 서로에 대해 독자적인 활동을 상당 부분 인정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 후계자 김정은=공식 등장 이후에도 독자적인 행동을 한 적이 거의 없다. 김정은은 지난 2009년 1월 후계자로 내정된 이후 작년 9월 당대표자회를 통해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오름으로써 후계자 지위를 공식화했다.

 

그 사이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를 수행하기도 했지만, 김 위원장이 후계자였을 때처럼 독자적인 활동을 했다는 보도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그의 권력승계는 부친에 비해 매우 빠른 속도로 이뤄졌다. 김정은은 공식등장 초기에만 해도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 수행자 명단에서 호명 순서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최영림 내각총리, 리영호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다음에 있곤 했다.

 

그러나 부친이 사망하자 국가장의위원회 위원 명단의 맨 앞에 섬으로써 권력서열 1위임을 안팎에 알렸다. 영도자 반열에 오른 셈이다. 김 위원장이 후계자에서 최고자리에 오르기까지 걸린 기간은 불과 2∼3년. 부친인 김 위원장이 15년 넘게 걸려 오른 자리를 초고속으로 차지한 셈이다.

 

김창학기자 ch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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