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자는 여행을 떠날 때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부터 앞선다. 하지만 만성질환자들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면 즐거운 여행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여행을 떠나기 전 반드시 주치의와 상담을 통해 자신의 건강상태를 검진 받아야 한다. 또 여행 시 주의사항이나 응급상황에 대한 대처방법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듣고 출발해야 병의 악화를 막을 수 있다.
당뇨병 환자는 혈당 조절을 적절히 하기 위해 몇 가지 주의사항이 필요하다. 첫째는 일정치 않은 식사, 낯선 음식에 대한 적응면에서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 여행지에서는 평소 잘 먹지 않던 음식을 먹게 되는데, 주의할 것은 기름지지 않고 짜지 않은 음식을 선택해야 하며, 한꺼번에 많이 먹는 것을 피해야 한다. 둘째는 인슐린 주사를 맞는 경우 주의사항이다. 대개 펜 형태의 인슐린은 상온에서 30일간 효능을 나타내므로 보관에 큰 신경을 쓸 필요는 없다. 다만 자동차 뒤 트렁크에 넣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트렁크 안의 온도가 아주 높게 올라가서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는 저혈당에 대한 대비다. 여행지의 설레임이 있고 평소보다 운동량의 증가 혹은 감소로 혈당의 변화가 예상보다 심할 수 있으므로 혈당 측정을 반드시 해 저혈당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당뇨병 환자임을 알리는 표지 카드나 메달, 현재의 진찰기록 및 치료 상태를 알려주는 진단서를 준비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것도 현명한 처사다.
심장질환이 있는 환자는 항공 여행을 해야 하는 경우 출발 전에 의사와 여행일정에 대해 검토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심폐질환이 있는 경우 50~100m 정도를 걷거나 12계단을 올라간 후에 숨이 차거나 가슴이 아픈 증상이 없는 경우에는 항공여행을 할 수 있다.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 가장 문제가 되는 기내 환경은 산소의 분압이 지표면보다 낮다는 것. 항공기 객실 내부의 공기를 약 2천m 고도의 공기와 비슷하도록 유지하도록 공조시스템이 작동하게 돼 산소의 분압은 지표면보다 조금 낮기 때문에 심장이나 폐가 안 좋은 경우 숨이 차거나 흉통이 생길 수 있다. 여행 중에는 자신이 심장질환 또는 폐질환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목걸이나 표식지를 착용하도록 하고, 최근 심전도 검사 소견이나 병력과 현재 복용 중인 약물에 대하여 적은 서류를 소지하는 것이 좋다.
폐질환 환자는 복용중인 약물을 충분하게 가져가야 하며, 약물은 손가방에 갖고 다니며 꺼내기 쉬운 곳에 보관해야 한다. 항공여행을 해야 하는 경우 여행을 떠나기 전에 호흡기내과 의사나 담당 주치의에게 비행 중 산소흡입이 필요한 지 평가하기 위해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항공여행시 보통 대기보다 약간 저산소 상태가 되며, 정상인은 별 문제가 없지만 만성 호흡기질환 환자는 중증도에 따라 경미하거나 심한 저산소증이 발생될 수 있다. 활동성 폐결핵 환자는 항공여행 특히 장거리 항공여행 중에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킬 수 있으므로 항공여행은 자제해야 한다. 만성 호흡기질환 환자는 인플루엔자(독감)에 걸릴 경우 합병증으로 고생할 수 있고 사망률이 증가되므로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대상이다.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김광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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