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김정일 시대… 순탄찮은 한반도

北, 신년 공동사설 통해 대남 비난 수위 높여

통일부 “기존정책 유지”… 남북관계 ‘냉랭’ 예고

임진년 새해를 맞은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군 최고사령관으로 추대한 북한이 1일 신년 공동사설을 통해 대남 비난의 포문을 열고 나서 한반도 정세가 벽두부터 긴장감이 감도는 등 순탄치 못한 기류에 휩싸이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구랍 31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열고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군 최고사령관으로 추대했다고 전했다.

 

 

김 부위원장의 최고사령관 추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급사한 지 13일 만으로, 이번 결정은 김 위원장의 사망 이후 김 부위원장에 대한 첫 공직 추대다. 김정은 체제로의 권력 승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점쳐지는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1일 신년 공동사설을 통해 ‘포스트 김정일’ 시대의 대내외 정책노선을 발표했다.

 

북한은 신년 공동사설을 통해 우선 대남 비난의 포문을 열었다.

 

남북관계에서 5·24 조치, 천안함·연평도 사과문제에 조문갈등까지 겹치면서 대남비난 수위가 높아진 것이다.

 

북한은 북측의 대화·협상 노력에도 “남측은 친미사대와 동족대결, 북침전쟁책동을 강화했다”고 주장하고, 김 위원장 사망과 조문에 대한 우리정부의 대응에 대해서도 “남조선 역적패당의 반인륜적·반민족적 행위”라는 표현으로 격하게 비난했다.

 

북한이 신년사설에서 이처럼 거친 표현을 사용한 것은 2009년 이후 3년 만이다.

 

또 “온 겨레는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저해하고 대결을 격화시키는 역적패당의 반통일적인 동족적대정책을 짓부셔버리기 위한 거족적인 투쟁을 벌려나가야 한다”며 대남 선전·선동활동을 강화하겠다는 점도 내비쳤다.

 

아울러 10·4남북공동선언 5주년이 되는 올해에 ‘온 겨레가 새로운 신심에 넘쳐조국통일의 문을 열어나가자’는 구호 아래 통일운동에 박차를 가하자고 남한과 해외동포들을 선동했다.

 

이밖에도 북한은 “온 민족은 우리 공화국을 반대하는 무모한 군사적 도발과 무력증강, 전쟁연습책동을 짓부셔버려야 한다”며 “조선반도 평화보장의 기본장애물인 미제침략군을 남조선에서 철수시켜야 한다”고 이례적으로 미군철수 카드까지 꺼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김정일 유훈 통치에 따른 기존정책 노선을 유지하겠다는 것이 주요 특징”이라며 “북한이 새로운 정책을 제시하기보다는 분야별로 기존정책 방향을 유지하는 것으로 정리했다”고 분석했다.

 

통일부는 분석자료를 통해 “대남관계에 있어서는 기존 정책을 유지하면서 4년만에 주한미군의 철수를 주장했다”며 “지난해와 달리 남북대화나 협력에 대한 언급은 없다”고 평가했다.

 

강해인기자 hik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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