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
지난 2011년 신묘년(辛卯年)에는 연초부터 발생한 전국적인 구제역 파동, 기상이변으로 인한 배추파동, EU와 미국 등 농업강국과의 FTA 비준 등 한국 농업과 농촌에는 시련과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물론 지금도 우리나라의 농업과 농촌은 대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다.
우선 대내적으로 동시다발적 FTA 추진으로 인한 본격적인 농산물 시장개방에 살아남기 위한 경쟁력 강화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으며, 농업부문 투융자 사업 등 농정의 비효율성에 대해 농업 안팎에서 신랄한 비판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가운데 농업소득을 대체할 수 있는 농외소득원마저 미흡하여 농가경제는 계속 악화되는 추세로 도시근로자 대비 농가소득은 1990년에 97.4%수준에서 2010년에 66.8% 수준으로 크게 떨어졌다.
또한 우리 농업을 둘러싼 대외적 여건도 어렵게 전개되고 있다.
현재 진행중인 WTO 도하개발아젠다(DDA) 농업협상은 종전의 UR 협상보다 훨씬 개혁적인 시장개방 방식이 논의되고 있으며, 동시에 EU와 미국 등 주요 농업강국과 합의된 쌍무적 FTA 시장개방 약속이행 등 농산물 시장개방 확대 추세는 원천적으로 국제경쟁력이 부족한 우리 농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대내외적 어려움 직면한 농업
하지만 우리 농업과 농촌부문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기회 요인도 상존하고 있다.
우선 세계화 및 농산물 무역자유화 추세 속에서 인간ㆍ생명ㆍ환경을 중시하는 풍조가 확산되면서 생명ㆍ환경산업으로서 농업과 전통문화의 보전, 경관유지, 휴양의 장으로서 농촌의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민적 혹은 범정부적으로 농업ㆍ농촌에 대한 지원과 투자확대가 당분간 계속 이루어질 전망이다.
한편 세계적인 지식정보화사회로의 진전에 따라 정보화산업 강국인 우리나라의 농업부문도 정보화에 기초하여 지식기반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
향후 지식정보화 진전으로 농업부문의 전통적인 3대 생산요소인 토지ㆍ노동ㆍ자본의 제약을 극복하는 농업생산혁신, 디지털기술을 활용한 농산물유통혁신, 생명공학 기술을 활용한 원료농산물의 기능성식품, 천연의약품 및 천연화장품으로의 활용 증대 등으로 고부가가치 농업으로의 전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주5일 근무제의 본격적 실시와 국민소득수준의 향상 등으로 관광, 여가, 휴양의 장으로서 농촌수요가 증대하고 있다. 도시민들의 자연 및 경관에 대한 수요 증대로 농촌의 쾌적성(Amenity)과 농촌다움(Rurality)이 새로운 농촌소득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긍정적 여건·기회 잘 활용하자
특히 국민소득 증가와 함께 소비자들의 웰빙(Well-being) 의식의 확산, 건강(health), 안전(safety)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 증대로 가격보다는 품질 및 안전경쟁력이 보다 더 중요해 짐에 따라 고품질ㆍ친환경 국산 농산물에 대한 수요 증대가 예상된다.
더욱이 한국 드라마, 영화, 가요 등을 중심으로 전파되던 전 세계적인 한류 현상이 한국 농산물과 식문화에 대한 해외 소비자들의 관심증대로 이어지면서 한국 농식품 수출이 2010년 73억달러까지 크게 증가했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가 이러한 한국 농업과 농촌을 둘러싼 유리한 여건과 기회를 잘 활용한다면 한국 농업과 농촌이 한 단계 더 발전하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2012년 임진년 흑룡의 해가 밝았다. 이제 어려웠던 과거를 훌훌 털어버리고 적극적으로 한국 농업과 농촌의 희망가를 불러보자.
임진년 새해에는 흑룡이 승천하듯이 한국 농업과 농촌이 새롭게 비상하는 모습을 꿈꾸며, 희망을 기대해 본다.
임 정 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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