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후 기말고사, 학생들 추억도 빼앗나?

인천시교육청 홈피에 학부모들 항의성 글 봇물

인천시교육청의 개학 후 기말고사 실시 계획(경기일보 13일자 5면)이 알려지면서 지역의 학생과 학부모들이 시대를 역행하는 비민주적 정책이라며 일제히 성토하고 나섰다.

 

인천시교육청은 방학이 끝나고 개학 후 바로 기말고사를 치르는 내용의 ‘학사일정 선진화 추진계획’을 최근 일선 초·중·고교에 시달했다.

 

그러자 교육청 홈페이지에는 이 같은 방침에 반발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항의성 글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학부모 A씨는 15일 “방학은 아이들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이니 빼앗지 말자”라며 “교육청은 어떻게 하면 아이들을 잘 가르칠지 생각 좀 하고 정책을 세우라”고 질책했다.

 

또 다른 학부모 B씨는 “방학 후 시험을 보게 되면 결국 아이들은 학원에 다녀야 해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은 더욱 늘어나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일부 학부모는 학사일정에 대해 학교운영위원회 심의가 필요한 만큼 학부모들이 이 문제를 들고 일어설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학부모 C씨는 “학생들은 학력만이 아닌, 인성과 다양한 체험을 통해 성장해야 한다”며 “학운위에서 교육청 계획안을 부결시킬 수 있도록 학교별로 학부모들이 연대서명해 학운위에 의견을 제출하자”고 주장했다.

 

개학하자마자 기말고사를 치러야 하는 학생들의 반응은 더욱 냉담하다.

 

학생들은 ‘기말고사를 개학 후 본다면 ‘방학’이 아니라 그냥 수업기간이 되는 것이다’, ‘강압적으로 방과 후 학교에 참여시킨 것만으로도 부족해 이제는 방학마저 빼앗느냐’, ‘학생들을 그만 괴롭혀라, 스트레스로 죽을 것 같다’는 등의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참교육학부모회 인천지부도 성명을 내고 “방학 동안이라도 학생들이 각자의 적성과 소질을 살리면서 자아실현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는커녕 ‘방학 후 기말시험’이라는 정책을 만들어 교육청이 앞장서서 아이들을 입시 지옥으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혜숙기자 phs@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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