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거래 ‘꽁꽁’… 서민들 집값 하락·대출이자 부담 발 동동
강원도 원주에 직장이 있는 백모씨(37)는 안양 평촌에 84㎡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지만 8개월째 매매가 되지 않아 요즘 때아닌 ‘이산가족’ 신세가 됐다.
백씨는 지난해 2월 직장을 원주로 옮기면서 가족들과 함께 직장 근처로 이사를 하려고 지난해 5월 집을 내놨지만 집값만 2천만~3천만원 가량 떨어진데다 그나마 팔리지도 않아 일년 가까이 가족과 떨어져 지내고 있다.
백모씨는 “집값은 계속 떨어지고 대출 이자 부담도 만만치 않아 오히려 집을 가진 것이 손해”라며 “‘애물단지’ 같은 집이 팔리기만 하면 원주에 전셋집을 구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취득세 인하 등의 조치로 아파트 매매가 일부 이뤄졌으나 올해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 전망과 정부의 취득세 인하 계획 등이 차질을 빚으면서 수도권 아파트 매매 시장은 관망세가 지속되고 있다.
31일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이 꽁꽁 얼어붙어 상당수의 부동산이 수개월째 매매 거래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수원시 팔달구 L부동산과 안양의 G 부동산은 지난 11월 이후 현재까지 단 한 건의 아파트 매매 거래를 하지 못하고 있으며, 부천시 원미구 P부동산은 아파트 단지 내 상가 매매만 이뤄졌을 뿐 아파트 매매 거래는 전무했다.
부천 원미구에 거주하는 김모씨(39)는 자녀 육아 때문에 부모님과 같은 지역에 살고자 직장이 있는 수원으로 집을 옮기려 하고 있지만 1년이 넘게 아파트가 팔리지 않고 있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김씨는 1년 전보다 아파트 가격이 5천만원 가량 떨어졌음에도 매매를 하려고 시세보다 1천만원 가량 낮게 집을 내놓았지만 수개월째 집을 보자고 구경하는 사람조차 없는 실정이다.
부동산뱅크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전체적으로 아파트 매매 거래가 안 되고 있다”며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 자체가 없어지고 경기 침체 등으로 매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아파트 매매 시장의 관망세는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원재기자 chwj7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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