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최고] 경기도체육회 컬링팀
3년연속 우승 문턱서 좌절 딛고 신·구조화 ‘전국 최강’
다시 입증 소치 올림픽 본선 티켓 확보 각오
“아이고 내 새끼들, 너무너무 고생 많았다. 정말 잘했어”
15일 오후 3시30분께 ‘제93회 동계체육대회’ 컬링 여자일반부 결승 경기가 열린 전주 화산 빙상장.
여자일반부 결승에서 경기도체육회가 경북체육회를 7-2의 압도적인 점수 차로 제치며 우승을 확정 짓자, 긴장된 표정으로 그 모습을 지켜보던 ‘경기도 컬링 역사의 산증인’ 정영섭 전무이사의 목소리는 떨리기 시작했다.
우승의 감격을 안고 경기장을 나서던 김지선, 이슬비, 신미성, 김은지, 이현정 ‘5명의 낭자’들도 눈가에 이슬이 촉촉이 맺힌 채 정 전무의 품에 ‘와락’ 안기며,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말끔하게 털어버리는 모습이었다.
‘전국최강’으로 군림하며, 각종 컬링대회를 석권해 온 경기도체육회라지만, 이번 ‘동계체육대회’에 임하는 각오만큼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지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열린 전국동계체육대회를 5번 연속 우승하는 위업을 달성한 이후,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좌절하는 아픔을 겪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경기도체육회는 이를 악물고 연습에 매진하며, ‘4년 만의 우승’을 향한 강한 결의를 불태웠다. 언제나 자상한 모습으로 선수들을 보듬어왔던 정영섭 전무이사와 최민석 코치도 엄하고 매섭게 선수들을 채찍질하며 필승의 각오를 다졌다.
이처럼 ‘전국 최강’의 기량에 강한 ‘정신무장’까지 마친 경기도체육회 낭자들의 기량은 과연 ‘천하무적’이었다.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하며 가볍게 4강에 오른, 경기도체육회는 준결승에서 지난 2010년과 2011년에 열린 전국체육대회에서 두 차례나 자신의 발목을 잡았던 서울 대표팀(성신여대)을 10- 2의 큰 점수 차로 물리치며, 호쾌한 복수에 성공했다.
결승 상대였던 경북체육회 역시 경기도체육회의 적수가 되지는 못했다.
‘컬링 전용구장’을 갖춘 최상의 시설에서 훈련하며 최근 기량이 급성장하고 있는 경북체육회라지만 김지선, 김은지, 이슬비로 이어지는 ‘20대 젊은 피’ 라인과 신미성, 이현정의 ‘30대 주부’ 라인이 완벽하게 신·구 조화를 이룬 경기도체육회 앞에서는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경기 초반 탐색전을 벌이던 경기도체육회는 4엔드에서 무려 3점을 뽑아내며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어가더니,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그대로 승세를 굳히며 7-2로 가볍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도체육회가 4년 만에 전국동계체육대회 정상을 밟은 감격적인 순간이자, ‘전국 최강’임을 다시 한번 입증해 내는 순간이었다.
경기도체육회는 오는 3월 캐나다에서 열리는 세계컬링선수권에 참가해 2014년 열리는 소치올림픽 본선 티켓을 확보하겠다는 각오다. 또 더 나아가 오는 2018년 평창올림픽에는 반드시 메달권에 진입해 한국 컬링의 위상을 세계에 떨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세우고 있다.
주장을 맡고 있는 맏언니 신미성 선수는 “지난 3년간 다른 대회에서는 꾸준히 우승해 왔지만 전국동계체육대회에서만은 이상하게 경기가 풀리지 않아 마음고생이 많았다”면서 “마음의 부담을 떨쳐버리고 한 경기 한 경기에 최선을 다하자는 자세로 임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정영섭 전무이사는 “강도 높은 훈련일정을 묵묵하게 이겨낸 선수들과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경기도체육회에 진심으로 감사를 전하고 싶다”면서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어려울 정도로 매력적인 경기가 바로 컬링인 만큼 보다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박민수기자 kiry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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