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무인’… 총장 앉힐 사람도 입맛대로?

시민단체 “신임 총장, 재단 이사장 고교 동문… 학연 얽혀 유감”

인하대학교 신임 총장에 법인 이사장의 고등학교 후배가 낙점되면서 시민단체들이 “학연으로 얽힌 총장 선출”이라며 유감을 표명하고 나섰다.

 

학교법인 인하학원은 15일 이사회를 열어 인하대 신임 총장에 박춘배(62) 인하공업전문대 총장을 선임했다.

 

법인과 대학, 동창회 추천자 등 11명으로 구성된 총장 후보추천위는 지난 3일 무기명 비밀투표를 해 현 이본수 총장과 박 총장을 최종 후보자로 추천했었다.

 

인하학원 측은 “박 신임 총장은 인하대와 인하공전에 31년여 간 재직하면서 리더십과 업무 추진 능력을 인정받았다”며 “후보자들의 과거 실적, 미래 비전을 철저히 검증, 투명한 절차를 통해 선출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천경실련,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 등 3개 시민단체는 “재단이 이사장인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고교동문을 총장으로 선출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공동성명서를 내고 “인하대 총장은 인천과 소통하는 인사가 선출돼야 한다는 지역사회의 기대와 다르게 조 회장의 고교 동문이 총장으로 선출됐다”며 “인하대가 송도국제도시로 이전을 계획하면서 제2의 도약을 준비하는 가운데 학연에 의해 총장 선출이 이뤄져 인천시민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꼬집었다.

 

특히 총장 후보추천위원회 11명 중 조 회장의 고교 동문이 5명이나 포함된 점을 들어 후보추천위 구성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지난 3일 열린 총장 후보추천위 투표 결과 박 신임 총장이 6표, 이본수 총장이 4표를 얻어 특정 추천위원들이 박 신임 총장에게 몰표를 준 것을 짐작게 했다.

 

인하대의 한 관계자는 “이본수 총장이 송도캠퍼스 이전 등 대학발전에 큰 공헌을 해온 만큼 총장 후보추천위원 중 학교 측 인사(4명) 대부분이 이 총장에게 표를 던진 것으로 안다”며 “정년에 따른 세대교체는 표면적인 이유이지 않겠느냐”며 의문을 표시했다.

 

박혜숙기자 phs@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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