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아름다움 갖춘 치파오…세계인 사로잡아

 

전세계적으로 의류 산업의 발전이 거듭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서는 잊혀진 줄 알았던 전통 의상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을 끌고 있다.중국 전통복인 치파오가 새로운 유행 코드로 떠오르면서 목까지 컬러가 올라오는 탕좡이 현대화한 자켓으로 변신한 것이 바로 그 예이다.

 

특히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열릴 당시 도우미들이 치파오를 입고 시상식에 나서면서 전세계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처럼 국내ㆍ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치파오가 현대식 파티복 등으로 변화하는 것은 중국인들의 뿌리를 되찾기 위한 심리가포함돼 있기 때문인 것으로 중국 의상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여성들이 말타기 위해 만든 옷이다?

치파오는 원래 중국의 소수민족 만주족 여인들이 입던 옷이었다. 19세기 말까지 의상은 청나라를 세운 만주족들의 사회적 신분을 나타내는 역할을 했다. 당시 말을 즐겨타는 만주족 여성들이 움직이기 쉽도록 하기 위해 치마의 옆트임을 만든 것이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말을 타기 위해 만들었던 치파오가 서양식 교육을 받던 일부 여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 때 민족주의적 성향이 강한 신문과 라디오에서 이러한 내용들을 자주 언급하면서 1929년 중화민국 정부는 국가 차원에서 치파오를 여성의 예복으로 인정했다.

 

1쇄골을 노출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던 중국 여성 의상이 1930년대에 들어서면서 서양의 모던 스타일 패션이 접목됐다. 일명 ‘차이니즈칼라’로 불리는 목부분의 옷깃이 사라진 쇄골과 어깨선을 드러내는 현대화 치파오가 등장한 것이다. 또 실크에 다양한 자수를 놓으면서 화려함의 극치를 나타냈다.

하지만 치파오의 발전에도 장벽은 존재했다. 중화인민공화국의 탄생했던 1960년대부터 공산사회주의가 사회전반에 걸치면서 치파오가 역사의 뒤안길로 완전히 사라졌었다.

중국 내부적으로 안정을 찾은 1980년대 치파오가 다시 등장했고, 1990년대 빨간색 치파오가 결혼식 예복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중국 전통의상으로서의 위상을 떨치고 있다.

 

■치파오의 매력 여기에 있다!

청나라 만주족 여자 복장에서 기원된 치파오는 중국 전통 복식 문화이다. 치파오는 전체적 스타일이 중국문화의 조화로운 특징에도 부합되며 장식수법 역시 동양적 느낌을 짙게 띠고 있다.

또 치파오는 여성들의 체형을 날씬하게 보이도록 만들어지며 굽이 있는 신발과 함께 코디하면 인체의 중심을 위로 끌어올려 동양 여성들의 단정하고 우아한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한다. 이 때문에 치파오가 중국의 여러 민족들의 복장 가운데 대표적으로 꼽히고 있다.

 

치파오의 가장 대표적인 특징은 옆트임이다. 원피스 스타일의 치파오는 몸에 딱 맞는 디자인으로 여성들이 활동하는데 편리함을 주기 위해서 옆트임을 만든 것이다. 실용성과 여성미를 모두 갖춘데다 나이와 체형에 관계없이 누구나 입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계절의 변화와 입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길이를 늘이거나 줄일 수 있고 소재에 따라 각각 다른 느낌을 나타낼 수 있다.

 

특히 화려한 색상으로 이목을 집중시키는 치파오는 음양오행설에 따라 적색, 청색, 황색, 백색, 자색 등 오방색을 기본으로 한다.

이는 중국사람들이 우주의 기본이 되는 불, 금속, 나무, 땅, 물의 다섯가지 요소와 각각의 행복, 미덕, 악덕, 교훈 등이 연관돼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인들이 행운, 위엄, 결혼을 상징하는 색깔이 붉은 색이라고 받아들이면서 치파오도 붉은 색 계통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비단 위에 화려하게 놓아지는 문양 역시 마찬가지다. 흔히 치파오에는 동물문, 식물문, 기하문 등 세가지가 사용되며 이들 문양에는 장수, 복, 부 등의 의미가 담겨져 있다.

 

■세계로 뻗어나가는 치파오

치파오가 세계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면서 상하이 지역에는 일명 ’치파오의 거리’라고 불리는 마오밍루(???)가 있다. 치파오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과 구매가 커지면서 서양인에게 적합한 큰 치수 치파오를 판매하고, 맞춤 제작을 해주는 곳도 있다. 특히 이 곳에서는 맞춤 서비스와 함께 백화점보다 50~60%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외국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03년에는 세계적 패션 브래드인 구찌와 아르마니가 자신들의 옷에 치파오 느낌을 살린 제품을 선보였고, 중국식 디자인의 옷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해외 컬렉션에서도 치파오 느낌을 살린 중국풍 컬렉션이 늘고 있다. 지난 2002년 중국이 WTO에 가입하면서 중국풍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고, 2003~2004년 중국와 프랑스가 문화교류를 시작하면서 꾸준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2000년에는 치파오와 중산복, 소수민족 복식의 퓨전현상이 나타났고 2001년에는 로코코 시누아즈리 스타일을 중심으로 중국풍을 나타냈다. 2002년 해외컬렉션에서는 황제복의 응용, 일본풍과의 퓨전, 불교 이미지 응용, 유럽풍과의 퓨전 등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실용적인 중국풍과 관능적 이미지와 귀여운 이미지를 함께 갖춘 치파오를 재조명한 옷들이 컬렉션에 등장했다.

 

특히 사선 여밈과 차이니즈 칼라의 특성이 디자이너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겨울 코트 등에 많이 접목하면서 가을, 겨울 시즌에 치파오 느낌을 살린 제품들이 많이 출시됐다.

해외 디자이너들은 슬림실루엣을 이용해 투피스로 변화시켰고 치파오의 관능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짧은 길이로 제작했다.

 

또 치파오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광택 있는 실크 느낌의 소재를 많이 사용하고 겨울용 치파오에는 털 소재를 넣어 치파오를 재탄생 시키기도 했다.

의류 뿐만 아니라 액세서리에도 치파오의 느낌을 접목시켰다. 가방에는 치파오에 들어가는 문양을 새기고 실크 느낌의 팔찌를 선보이고 머리 장식이나 모자에도 치파오를 이용한 포인트를 줬다,

이처럼 해외 컬렉션에도 치파오 바람이 불면서 중국 전통 의상 디자이너들은 새롭게 자리잡기 시작한 복고풍 유행을 세련된 현대 스타일과 어떻게 결합해야 하는지 고민에 빠졌다.

 

서양인들이 중국 비단으로 만들어진 옷에 눙국식 느낌의 장식을 달린 옷을 주로 사갔지만 최근 연령대를 막론하고 세련된 치파오를 찾는 사람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중국 의류 전문가들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 만국박람회를 통해 치파오 패션이 다시 크게 유행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앞으로 트랜드가 될 중국문화와 사상을 패션디자인과 연결 지을 수 있는 연구들을이 끊임없이 진행하고 있다.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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