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eum&Gallery] 전세계 각양각색 돼지들 여기다 있네~

[이천 돼지박물관] 이종영 촌장 20여년 간 사비 털어 수집한 돼지공예품 5천여점 한자리 ‘탄성 절로’

 

‘돼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뭘까. 삼겹살, 꿀꿀돼지, 뚱뚱하다, 더럽다, 못생긴 콧구멍, 돼지꼬리…. 서민들의 대표음식 삼겹살부터 못 생기고 뚱뚱한 사람을 빗대어 놀릴 때도 돼지는 자주 인용된다. 생활 속 돼지는 가축으로서가 아닌 놀림거리, 먹을거리로 전락해 버린 지 오래다.

 

저평가 받고 있는 돼지가 우리를 뛰쳐나와 박물관에 나타났다. 돼지의 반란이 시작됐다. 반란의 근원지는 지난해 11월 14일 문을 연 국내 최초 돼지박물관 ‘돼지 보러오면 돼지’(이천시 율면월포4리 64)다.

 

이종영(46) 촌장이 20여 년 간 사비를 털어 수집한 세계 각국의 돼지공예품 5천 여 점이 전시돼 있다. 공예품은 작은 생활 소품부터 장인정신이 담겨 있는 예술작품까지 각양각색의 정서가 묻어 있다.

 

300㎡ 규모의 박물관은 전시관뿐만 아니라 미니돼지 사육장,소시지교육장, 치유정원, 민화체험관, 온실 등을 갖추고 있다.

 

문고리에서부터 옷걸이, 화분, 가방, 저금통, 난로 등도 돼지와 관련된 디자인의 옷을 입는 모습에선 이 촌장의 세심함이 엿보인다.

 

박물관이라고 해서 단순하게 ‘보면 돼지’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돼지를 주제로 한 교육과 체험이 동시에 이뤄지는 경기도 지정 에듀팜으로 ‘보면 돼지’, ‘그리면 돼지’, ‘키워보면 돼지’,‘만들어 보면 돼지’, ‘달리면 돼지’ 등 각종 체험 돼지와 함께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다.

 

민화작가이기도 한 이 촌장과 함께 전통민화를 그리고 돼지모형 화분에 다육이를 심어보고, 100% 천연오일과 돼지껍질에서 추출한 콜라겐을 첨가해 돼지모양의 천연비누도 만들어 볼 수 있다.

 

또 미니돼지 탄생과정에 참여해 탯줄 묶기와 견치 자르기 등 분만과정에 필요한 간호도 직접 체험할 수 있으며 미니돼지 레이스도 구경할 수 있다. 특히 체험비 1만원만 내면 웰빙 소시지를 현장에서 직접 만들어 맛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밖에 천연염색체험, 밀랍(꿀)초 만들기, 한방 샴푸만들기 등 가족형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구성돼 있다.

어릴 적 엄마 심부름 해주고 받은 100원, 아빠 구두 닦아 주고 받은 200원을 차곡차곡 모아 빨간 돼지저금통 한마리씩은 키워 봤을 것이다. 꽉 찬 빨간 돼지 저금통을 뜯을 때의 기쁨을 맛 본 이들이라면 박물관에서 어린 시절을 되새겨 보기에도 제격이다.

저축과 절약정신의 대명사인 돼지는 가축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축산농가에겐 가족이나 다름없고 국민들의 질 좋은 단백질 공급원이다. 뭐니 뭐니 해도 꿈은 돼지꿈이 최고 아니던가.

 

5천여 마리의 돼지가 모여 살고 있는 이천 돼지박물관에 가면 저절로 돼지꿈을 꿀 수 있을 것이다.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 ·입장료: 학생 1천원/일반인 2천원

·매주 월요일 휴관 ·문의(031)641-7540

 

글·사진 _ 강현숙 기자 mom120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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