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수경의 그림은 인간의 ‘몸(Body)’을 주제 삼아 우리의 실존적 상황을 표현한 ‘인체풍경(Bodyscape)’이다.
누드 드로잉, 사물과 자연물 등의 자료로부터 모아진 다양한 ‘몸’의 이미지를 재해석해 화면에 구성한 ‘Body & Talk’, ‘Body Complex’ 연작이 있다. 이 시리즈는 특히 남성과 여성의 이원적 상호관계에 집중한다.
남녀의 신체 혹은 그들의 관계를 연상시키거나 상징하는 사물과 인체 이미지를 동시에 탐구한 것이다. 침대, 소파, 가방, 장갑, 하이힐 등 특히 몸과 밀접한 사물의 형상을 통해 남녀가 만들어 내는 에로틱한 감각과 상상을 표현하고자 한다.
작가는 회화작품을 통해 페티시즘(fetishism)적 요소, 즉 인격체가 아닌 물건이나 신체 특정부위에서 성적 판타지나 만족감을 얻으려는 경향을 인간의 자연스럽고 창의적인 시각적 반응으로 해석하고 더불어 발전시키고자 한다.
어떤 사물이나 형상을 보고 떠올리게 되는 형태 심리적 반응의 가장 근거가 되는 것은 몸(body)이라고 생각한다. ‘몸’이 만들어내는 실루엣과 표정은 어떠한 시각적 대상보다 인간의 상상력과 본능을 자극해 생(生)의 긴장과 에너지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종종 그림 안에 상황이 설정되기도 하는데 남녀가 만들어내는 일상의 모습과 흔적들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림에 등장하는 지퍼, 고리 등 양쪽이 맞물려 개폐(開閉)의 기능을 하는 사물의 부속품은 남녀관계의 이원성과 결속을 의미한다.
남녀란 안과 밖이 하나로 연결된 ‘뫼비우스 띠’와 같다. 본성적으로 다른 가운데 서로가 불가분의 관계로 맺어져 있는 것이 그들의 운명이다. 그들은 사랑과 미움, 욕망과 좌절, 질투와 배반을 생산한다. 실상 인간의 역사와 희로애락의 중심에 ‘에로스’는 존재한다.
전수경 Chun SooKyung
경력: 1994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졸업 / 2001 서울대학교 대학원 서양화과 미술이론전공 졸업
2006 서울대학교 대학원 미술학 박사과정 수료 / 2011 ‘Body Complex’, 부남미술관, 서울
2007 ‘Body & Talk’, 도올갤러리, 서울 / 2005 ‘독백(Soliloquy)’, 학고재, 서울 Gallery Pierre Michel. D, 파리
2003 ‘韓色 ? ?韻’, 민정총서초대, the Taipa Houses Museum, 마카오 / 2002 인사아트센터 등 9회 개인전
2011 ‘A Tactual Map: Light, Fragile, Flexible’, 서울대학교 미술관
2008 ‘한국의 미’, 카이로오페라하우스 National Cultural Center, 카이로, 이집트
2007 ‘Text in Bodyscape-신체에 관한 사유’,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외 단체전 다수
작품소장: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 Macao National Modern Art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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