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 일주일 전. 모든 눈과 귀가 선거에 쏠렸다. TV와 신문에서 온갖 정보가 쏟아지는 통에 오히려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다. 정부의 홍수에서 한걸음 물러나 우리 사회를 진단하고 조망한 책들을 살펴보는 건 어떨까. 머리를 식히고 숨을 고르고 나면 소중한 한 표가 또렷이 보일 것이다.
■ 결혼불능세대(김대호·윤범기 著 / 필로소픽 刊)
결혼은 어디까지가 선택이고, 어디부터가 포기해야 하는 현실일까. 결혼을 안 하거나, 못하는 청춘남녀, 이른바 ‘결혼불능세대’가 나타났다고 책은 말한다. 아울러 청년들의 결혼 문제를 해결할 열쇠가 정치라고 주장한다.
가난한 가정환경에서 서울대에 입학해 ‘개천의 용’을 꿈꿨지만, 전세자금 문제로 결혼을 포기해야 했던 윤범기 MBN 기자가 결혼불능세대를 대표해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과 함께 이 문제를 해부한다.
‘비정규직은 절대악일까?’, ‘한미 FTA는 폐기해야만 하나?’, ‘반값등록금은 좋은 정책일까?’ 등 우리 사회 쟁점으로 떠오른 문제들과 결혼의 관계를 탐색한 점이 흥미롭다. 값 1만4천500원
■ 시크릿 오브 코리아:대한민국 대통령, 재벌의 X파일(안치용 著 / 타커스 刊)
2009년부터 운영해온 인터넷 블로그 ‘시크릿 오브 코리아’를 통해 정·재계 관련 이슈의 발원처 역할을 했던 저자가 블로그 이름과 같은 제목의 책을 냈다.
MB정권 2년차에 대통령 사돈 2명을 법정에 세우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노정연의 환치기 의혹을 최초로 보도한 저자는 책을 통해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정·재계 비리를 파헤친다. 1991년부터 1인 기자생활을 하며 취재해 온 한국 권력자와 재계 실력자의 불법 실태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저자는 “이는 반드시 규명돼야 할 부끄러운 우리의 역사고, 꼭 내 손으로 정리해야겠다고 다짐하던 분야”라고 집필 의도를 밝히고 있다. 값 1만8천원
■ 당신을 위한 국가는 없다(박노자 著 / 한겨레출판 刊)
한국인보다 더욱 한국을 걱정하는 귀화 한국인 박노자가 폭력적인 국가의 실체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한 책이다.
저자는 ‘시위대에 한파 속에 물대포를 쏘는 국가’, ‘생존권을 보장하라는 국민을 폭력으로 진압하는 국가’가 우리 세금으로 운영되면서 과연 우리를 보호하고 있는지 반문한다.
국가의 ‘폭력이 작동’되는 방식을 살피는 책은 우리가 이런 것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온 이유가 국가와 문화를 통해 학습 됐기 때문이라며, 국가 권력의 본질을 꿰뚫어 봐야 한다고 말한다. 값 1만3천원
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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