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잡고 정신집중 그리고 호흡 “명중이요~”
‘활’명인들이 펼치는 긴박감 넘치는 추격 씬으로 700만 관객의 눈을 사로잡았던 영화,‘최종병기 활’을 기억하는가. 영화 속에서 볼 수 있듯 ‘활’은 예로부터 우리 민족을 지켜준 ‘병기’이자 민족의 역사와 그 맥을 같이해 온 민족의 고유의 ‘문화유산’이다.
‘웰빙 생활체육’이자 심오한 동양철학이 담긴 학문으로서 자리매김 하고 있는 민족 고유의 전통 무예, ‘궁도’를 소개한다.
■ 민족 혼·동양철학 담긴 전통무술
우리나라의 전통 ‘문화유산’이라 할 수 있는‘궁도’에서는 과거의 활과 전통 방식의‘사법(射法)’그대로를 사용한다. 단순히 활을 쏘는 기술이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것이라고 여기면 곤란하다.
전통 방식의 사법(射法)’에는‘음양오행’의 심오한 동양철학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우선, 활을 쏠 때 자세를 살펴보면, 한쪽 발을 과녁을 향하게 한 채 그냥 편하게 선 자세를 취하게 된다. 이때 양발의 각도는 대략 23.5도를 이루게 되는데 이는 지구가 기울어진 각도와 묘한 일치를 이룬다. 활을 잡아당길 때의 자세 또한 마찬가지다. 전통의 활을 쏠 때는 양궁과 같이 활을 인위적으로 똑바로 세우거나 하는 일 없이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활을 기울인 채 쏘게 되는데 이때 생기는 활의 기울어짐 또한 대략 23.5도를 이룬다.
양발 ‘23.5도’ 지구 기울어진 각도와 일치
145m 떨어진 과녁에 5발씩 3~5세트 경기
노인은 건강 증진·어린이 정신수양 ‘최고’
이는 단순한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음과 양이 조화를 이루듯 사람의 몸과 활, 자연을 일치시키는 ‘음양의 원리’가 내재돼 있는 것이다. 이 밖에도 활을 잡아당기는 5개의 손가락 각각에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 등 오행의 의미가 내포돼 있을 만큼의 궁도의 사법에는 심오한 철학이 담겨 있다.
■ 현대인 건강에 안성맞춤 ‘웰빙 스포츠’
‘궁도’가 심오한 철학이 내재된 학문이라고는 하지만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궁도만큼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생활체육 종목도 드물기 때문이다. 현재의 스포츠로 정착된 ‘궁도의 룰’은 145m 떨어진 과녁에 5발 1세트씩 3세트 또는 5세트로 활을 쏴 명중한 화살의 개수로 승패를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화살을 과녁에 정확하게 명중시키기 위해서는 정확한 자세와 정신집중, 호흡조절의 ‘삼위일체’가 이뤄져야 한다.
먼저 활 시위를 당길 때는 엄지를 활 시위에 걸고 나머지 네 손가락으로 엄지를 고정한 뒤 손가락 힘이 아닌 팔꿈치 전체의 힘으로 부드럽게 잡아당긴다. 정확한 자세로 활을 시위를 당긴 후에는 정신을 집중하고 숨을 골라야 한다. 이때 단전과 항문 쪽을 중심으로 바짝 힘이 들어가게 되는데 이때의 운동 효과는 단전호흡을 할 때의 그것과 같다.
여기에 화살이 145m나 떨어진 과녁에 정확하게 명중했을 때 느낄 수 있는 쾌감은 그 어떤 스포츠에서도 느끼기 어려운 짜릿함을 선사한다.
여기에 어린이부터 노약자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즐길 수 있다는 점 또한 궁도가 가진 큰 매력이다.
최동욱 경기도궁도연합회 사무국장은 “음양오행의 심오한 동양철학을 담고 있는 만큼 학문적으로 가치가 있으면서도 노인들의 건강 증진과 어린이들의 정신수양 교육 등 생활체육으로서의 가치 또한 높은 종목이 바로 궁도”라며 “민족의 혼이 담긴 궁도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박민수기자 kiry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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