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단체 “정부, 임기응변식 대응… 농민만 피해” 도매업계도 단순한 가격 조정에 ‘과잉 반응’ 불만
정부가 배추가격 상승과 물량부족을 이유로 중국산 배추를 긴급 수입하기로 한 것을 두고 농민단체와 도매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16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달 들어 겨울 저장배추의 품질이 나빠지면서 도매가가 오르는 가운데 저온현상과 한파 등으로 봄배추 출하시기가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중국 산동성에서 생산되는 배추 2천t을 우선 계약하고, 이 중 500t을 이달 중 김치업체에 공급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같은 정부의 중국산 배추 수입계획에 대해 농민단체 등은 정부가 수급량 조절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없이 임기응변식 대응만을 일삼고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농민단체는 배추 등 청과류의 경우 계절에 따라 값이 달라지는 ‘계절진폭’이 있는데다 정부의 배추 비축량으로 수급을 조절해야 함에도 무조건 값싼 배추를 수입하려는 것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경기도연맹 관계자는 “정부에서 채소의 과잉과 부족을 제어하지 못한 채 농민의 설 자리만 위협하고 있다”며 “재배과정, 품질, 농약잔류 여부에 관계없이 값싼 중국산 배추를 수입하는 것은 농민뿐 아니라 선택권이 없는 가난한 서민의 식탁까지 위협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농수산물 도매업계도 단순한 가격 조정기를 물량부족과 가격상승으로 몰고 가는 것은 억지라고 지적했다.
실제 구리농수산물공사에서 지난 한 주간 거래된 상(上)급 배추 포기당 가격은 11일 5천원까지 올랐다가 16일에는 2천790원으로 떨어지는 등 급락을 반복하고 있다.
수원 등 도내 다른 농수산물도매시장도 상황은 비슷한 실정이다.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의 한 도매상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배추 3포기에 1~2천원 오른 것으로 우려할 만큼의 가격 상승은 아니다”며 “날이 따뜻해지면 봄배추는 금방 크는데, 봄 배추 출하시기에 배추값이 폭락하면 대책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올봄 배추 물량이 적고, 지난해에 비해 평균 배추가격이 높아서 물가안정차원에서 중국산 배추 수입이 불가피하다”며 “농민단체와 도매업체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많은 양이 아니고 한시적인 만큼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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